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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다이어리] 아이는 왜 엄마 휴가 때마다 아픈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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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민
편집국 EYE24 차장

이상하게 연휴나 휴가엔 꼭 아이가 아프다. “엄마 쉬길 기다렸다는 듯이 애가 아파 하루도 못 쉬었다”는 푸념을 연휴 끝난 대부분의 워킹맘들은 달고 산다.

얼마 전 큰 아이가 두통이 심하다고 해서 평일 오전 병원에 갔다. 학교에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니 안 갈 수가 없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아이 얼굴에 난 커다란 뾰루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부터 있던 뾰루지다. “피부과도 갈까” 했더니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응” 한다. 피부과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은 다음 날 뾰루지는 가라앉았고 아이는 “이제 작아져서 괜찮다”며 안심한 얼굴이었다.

병원에 잠깐만 다녀왔으면 아이가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아이는 계속 아팠는데, 아프다고 얘기도 했는데, 내가 귀담아 안 들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생각해보니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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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엄마가 없을 때도 아팠고, 퇴근한 내게 ‘아프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토요일에 병원 가자’ 하고는 토요일이 되면 피곤하다거나, ‘더 급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잊어버리곤 했다.

지난주엔 “숨 쉴 때마다 가슴이 조금 아파. 며칠 동안 아프기도 하고”라던 아이가 결국 기흉으로 수술을 받았다. 아프다고 할 때마다 “심한 건 아니지? 밤에 잘 자면 괜찮을 거야, 다음에 시간 나면 병원에 한번 가보자”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터다. ‘다음에 시간 나면’이란 게 ‘수술 받을 지경이 돼 부랴부랴 휴가를 내고 난 다음’이었던 것이다.

워킹맘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다. 그 희생은 대부분 가족의 몫이 된다. 엄마가 쉬는 토요일이나 휴가 때에야 병원에 갈 수 있는 아이의 희생도 그중 하나다.

주 4일제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본 야후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주 2일 휴일을 토·일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한다. 가사노동과 육아 부담이 큰 여직원들에게 시간적인 여유를 제공하고, 늙거나 아픈 가족을 돌보기 위해 인재들이 퇴직하는 걸 방지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설명이었다. 고령화·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일자리를 나누고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 4일제, 나아가 주 3일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 6일제 시대를 거쳐 주 5일제 시대를 사는 워킹맘으로서는 그런 소식이 부럽기만 하다. 증명서를 못 떼 발을 동동거리거나, 문 닫은 병원 앞에서 “토요일엔 문을 일찍 닫는구나” 하며 발길 돌릴 일이 없을 거라는 게 부러움의 가장 큰 이유다.

박혜민 편집국 EYE24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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