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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반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①진찬룽 "中, 미국의 對北 정밀 타격 용인할 수도"



<편집자 주>
한반도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에도 불구하고 도발을 계속하고 있고, 미국과 한국은 이에 맞서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북한과 미국 일각에서는 공공연하게 '선제 타격'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는 8년에 걸친 버락 오바마 정권이 물러나고 내년 1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대북 및 동아시아 정책의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심은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핵도발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해야할 몫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과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한중관계 역시 사드 배치와 중국 불법어선 충돌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악화일로로 치닫는 분위기이다.

중국은 과연 북한 및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중국과 북한의 특수한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할까. 그리고 한국 및 국제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 경제는 지금 어떤 상황일까.

뉴시스는 이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기획을 마련했다. 인터뷰에는 진찬룽(金燦榮· 54)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왕싱위(王星宇·45)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겸 국가발전 및 전략연구소 연구원, 위사오화(虞少華·63)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아태지역 주임, 리광후이(李光輝·52)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경제합작연구원 부원장이 참여했다. 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퇴계로 뉴시스 본사에서 진행됐다.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진찬룽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미 관계 전문이지만, 중국 학계 내에서 알아주는 한국 또는 한반도통이기도 하다. "2005~2010년까지는 한 해에 열번 씩 한국을 방문한 것 같다"는 그의 말대로 진 교수는 한국 학계와 적극적으로 교류해온 대표적인 중국 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그에게서는 '관변' 냄새가 상대적으로 적게 느껴졌다. 중국 정부의 외교노선으로부터 180도 벗어난 파격적인 주장을 자유롭게 펼친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에 주저하거나 돌려 말하는 법이 없었다.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적 타격은 중국도 용인할 것"이란 발언에 "정부의 공식입장이냐"고 반문하자 "학자로서의 분석"이라며 호탕하게 웃었고, "김정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엔 "유능한 지도자"란 답을 내놓았다. 한국 국민들에겐 불편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김정은을 광폭한 미치광이 쯤으로 치부해선 결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들렸다.

진교수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너무 급한 시간표를 짜지 말라"며 한국은 물론 중국,일본,미국의 인내심과 꾸준한 대북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 관리가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차, 7차, 8차 핵실험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선제타격할 수있다는 말도 했는데.

북한이 핵실험을 계속하리라는 것은 이미 확실시되는 일이다. 핵무기 개발은 북한의 국가적 정책으로 명문화돼있다. 따라서 북한이 핵실험을 앞으로 할지, 안할지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북한이 지금처럼 핵실험을 계속할 경우 예상되는 대응 시나리오는 세가지이다. 첫번째는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북한을 겨냥한 보다 효과적인 제재 강화, 그리고 세번째는 대화를 통한 해결이다. 중국은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시나리오를 선호한다. 미국 역시 제재와 대화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선제 타격도 이야기하고 있다. 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있어 선결조건으로 북한의 핵포기를 내세우고 있다.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무엇인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할 수없다는 것은 중국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다. 지난 9월 중국 항주에서 열렸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 국가주석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절대 인정할 수없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핵포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다. 앞서 언급했듯이 핵보유가 이미 국가적 정책으로 명문화돼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려는 이유를 몇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다. 첫째, 북한은 국가적 안전을 위해서 핵을 주장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한미동맹이 북한의 군사력보다 막강하기 때문에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가적 정체성이다. 북한은 핵을 통해 국가적, 민족적 자부심을 고취하려 한다. 셋째는 한반도 통일 프로세스에서의 주도권이다. 지금은 한국이 통일 프로세스를 주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핵무기를 가지면 주도권을 가질 수있다는 것이 북한의 생각이다. 네번째는 동북아 지역 정세에 있어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핵무기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절대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국제사회가 압력을 통해 북한이 피동적으로 핵을 포기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물론 만만치 않은 일이다. 중국은 제재를 가함으로써 북한이 냉정을 되찾아 협상테이블로 돌아도록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최근 마이크 멀린 전 미 합참의장이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케인 역시 선제 타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미국에게도 레드라인은 있다. 첫번째는 핵탄두의 소형화, 그리고 두번째는 탄도미사일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이다. 핵미사일 개발 단계로 볼 때 북한은 이 레드라드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미국이 북한을 선제 타격한다면 중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할까.

중국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 ,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 것, 그리고 혼란스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 세가지는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다.
만약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한다면, 미국의 군사적 개입 정도에 따라서 중국의 반응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외과수술적 정밀 타격(surgical strike)이라면, 중국 정부의 반응은 정치적인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미국을 비난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대규모 타격이라면, 중국도 행동에 나설 것이다.

-미국의 대북 정밀 선제 타격은 중국도 용인할 수있다는 이야기인데, 너무 위험한 발언 아니냐. 그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인가.

학자로서의 견해이다. (웃음)

- 6자회담의 재개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나.

중국은 6자회담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그동안 제한적인 역할에 그친 점은 있지만, 한반도에서 군사적 출동이 재발하는 것을 막는 데에는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본다.
단기적으로 볼 때는 6자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올해 초 왕이 외교부장이 한반도 정책을 언급하면서 6자 회담을 재개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병행 처리하자고 제안한 바있지 않나. 즉 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만들고, 그 다음에 1953년 7월 유엔군 사령관과 공산군 사령관이 체결한 휴전협정, 즉 임시적 평화협정을 항시적 평화협정으로 바꿔 북한의 외교관계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다. 앞의 것은 북한에 대한 압력이고, 뒤의 것은 미국에 대한 압력이라고 볼 수있다.

- 하지만 한국 국민들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제대로 압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북한과 중국 관계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오해는 북중관계가 불평등한 관계라고 보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각각 독립적이고, 평등한 국가이다. 물론 특수관계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을 통제하거나 이용해본 적이 없다. 중국에 대한 북한의 경제적 의존도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기는 해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국가이다. 국내총생산(GDP)에서 대외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한국, 미국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중국이 우려하는 것은 (북한 체제의 붕괴로) 동부지역에 북한 난민들이 대거 쏟아져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으로선 경제적 부담과 동북아 정세의 동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은 미국과 달리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이라고 하겠다.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 정권은 봉건적인 세습체제이다. 한반도 문제도 이 세습체제 때문에 생겼다. 그리고 북한에 이처럼 세습적인 개인 중심의 체제가 형성된 데에는 소련과 미국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가던 1945년 2월 얄타회담이 열렸다. 여기에서 미국은 소련에게 나치독일 항복 후 2~3개월 이내에 대일전에 참전하는 조건으로 러일전쟁에서 잃은 북방영토를 다시 회복시켜줄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후 일본이 항복하면서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분할 점령했고, 남쪽에서는 미국이 이승만 정권을, 북쪽에는 소련이 김일성 체제를 탄생시켰다. 결국 김일성 일가 중심의 현재 북한 체제는 냉전의 산물이며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본다.
중국과 베트남이 공산당 중심, 조직 중심의 체제인데 반해 북한은 개인 중심의 체제이다 보니 개혁개방으로 가기가 힘들다. 개혁을 하려면 기성 체제, 즉 지도자를 부정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과 달리 북한은 개혁개방이 어렵다고 본다.

-김정은 자체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북한의 3대 지도자 모두 유능하다고 생각한다. 김정은의 능력을 간과하면 안된다.

-하지만 최근 북한 고위층의 이탈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물론 최근 탈북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북한 체제 붕괴를 논하기엔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김정은이 젊은 나이이긴 해도 정치적으로는 유능하다고 보고 있다. 체제 안정성, 고위층 관료들의 응집력은 아직 강하다. 이른 시일 내에 북한 체제가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많은 보도를 통해 북한 내부에 암시장이 활성화돼있며, 광물가격 상승 덕분에 재정적으로 이전보다는 나아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부 시각과 달리 북한 내부 사정이 그리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 정책을 세우지 말라고 한국 정부에 말해주고 싶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한국 내부에서는 북한의 체제변화, 레짐체인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신뢰프로세스가 사실상 폐기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1970년대 초만 하더라도 한국 GDP가 북한보다 뒤쳐졌지만,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한국 GDP가 북한의 30배나 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북한에 이겼다. 따라서 나는 한국이 지난 40여년에 걸친 발전을 통해 북한보다 앞서는데 성공했듯이, 앞으로도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북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너무 급한 시간표를 짜게 되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 현재의 한중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때 역사상 가장 좋다던 한중 관계가 사드 배치 문제, 불법 중국 어선 문제 등으로 인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듯한데.

한국의 안보 정책에 있어 한미동맹이 기초라는 점은 중국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중국과 한국이 지난 1992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니, 내년이면 25년이 된다. 북핵문제에 대해 중국과 한국 간에 서로 불일치하는 면이 있고, 최근에는 사드배치와 어선 문제가 양국 국민 감정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양국은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선 중국이 불만을 표출할 수는 있지만, 한중 간의 장기적 협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한중관계의 미래에 대해선 낙관하고 있다.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 정권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대통령이 곧 탄생한다. 8년에 걸친 오바마 정권의 대북 정책 및 동아시아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직 대선결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차기 미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망한다면.

오바마 정권은 지난 8년간 대북정책의 기조로 '전략적 인내심'을 주장했지만, 이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았다. 오바마는 1기 행정부 때 대외정책에 있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군에 주력했고, 2기 행정부 때에는 '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을 내세웠는데 이는 결국 중국을 겨냥한 것이었다고 본다.
미국 차기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망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북 정책을 보면 둘 다 북핵문제를 급히 처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엔 오바마보다 더 강력한 대북 정책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된다면, 현재로선 그렇게 될 기회가 적은 듯 하지만(웃음), 미국보다는 한국과 중국,일본에 압력을 더 넣어 (대북정책에 있어)역할을 하도록 만드려는 것같다.

-왠지 트럼프 쪽이 바람직하다는 듯한 말로 들리는데.

(웃음)중국은 10년 전보다 자신있는 강대국이 됐다.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국은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캠프 쪽에는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인사들이 많이 합류해있는 것으로 안다. 트럼프 쪽에 어떤 사람들이 들어가 있는지 확실치 않다. 하지만 트럼프는 비즈니스맨이다. 거래에 대해 안다. 그러니 (중국과의) 교류에도 문제가 없지 않겠나.

▶진창룽 교수는 누구
런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으로, 중미 관계 전문가이다.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정치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석사,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국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국제학회 부회장이며, 중국공산당중앙위원회의 중앙통전부 자문, 인력자원개발부 및 과학기술부 자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다자주의와 동아시아 협력', '중국학자가 본 강대국 전략' 등이 있다.

aer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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