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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끝낸 최장신 선수 김은섭, 우리카드 개막전 승리 견인

굴러들어온 복덩이였다. 프로배구 최장신 선수 김은섭(27·2m11㎝)이 우리카드에게 귀중한 개막전 승리를 안겼다.

우리카드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17 프로배구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OK저축은행을 3-0(25-18, 25-22, 30-28)으로 이겼다. 지난해 최하위였던 우리카드는 안방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승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3연패에 도전하는 OK저축은행은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에 이어 2연패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우리카드는 선수 전원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파다르와 최홍석, 신으뜸 등 날개 공격수들은 각각 15점, 13점, 9점을 올렸다. 세터 김광국도 나무랄 데 없는 경기운영을 펼쳤다. 그러나 경기 초반 흐름을 가져온 건 미들블로커 김은섭이었다. 김은섭은 1세트 초반 OK저축은행 주포인 송명근의 공격을 두 번이나 가로막았다. 24-18에서 송희채의 공격을 가로막을 때도 최홍석을 블로킹을 도왔다. 김은섭은 2세트에서도 블로킹 2개, 블로킹 어시스트 1개를 기록하며 기세를 올렸다. 김은섭의 활약 덕택에 우리카드는 블로킹 싸움에서 12-7의 우위를 보였다. 듀스 접전이 벌어진 3세트에선 파다르가 연속 서브 에이스를 성공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박상하가 부상 때문에 출전이 어려웠는데 김은섭이 오랜만의 복귀전에서 초반 분위기가 넘어가지 않게 잘 버텨줬다"고 말했다.

김은섭은 프로 5년차지만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선수다. 큰 키임에도 운동능력이 뛰어난 그는 인하대 시절 국가대표로 선발된 유망주였다. 2012년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대한항공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대한항공에서 그는 경쟁에서 밀렸다. 10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교체로 가끔 코트를 밟은 게 전부였다. 결국 시즌이 끝나자마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김은섭은 전역 후 대한항공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1년 동안 코트를 떠나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김은섭은 "솔직히 배구가 하기 싫었다. 열심히 놀았다"고 고백했다.

4년 만에 정규리그 경기에 출전한 김은섭은 "경기가 끝났는데도 아직까지 떨린다. 경기에 다시 뛸 수 있어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김은섭은 코트 밖에서도 계속해서 상대 움직임을 보며 블로킹 타이밍을 쟀다. 그는 "경기 때 미친듯이 뛰는 스타일이다.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액션도 더 크게 했다"며 "다리가 느린 편이라 맨투맨 블로킹은 자신없는 편이다. 하지만 (키가 커서) 리딩 블로킹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역동작에 안 걸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김은섭이 다시 코트로 돌아온 건 겨우 넉 달 전이다. 김은섭은 "밖에 나가 보니까 내가 잘 할 수 있는 건 배구 뿐이었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란 생각을 했다. 처음엔 팀에서 요청이 왔지만 나중엔 내가 매달렸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테스트를 할테니 버텨보라'고 했다. 그래서 버텼다"고 했다.

김은섭은 올 시즌 외국인선수를 포함해도 최장신 선수다. 김상우 감독은 "2m10㎝이 넘는 선수가 저런 움직임이 나오긴 어렵다. 오늘은 서브 범실이 없어서 좋았다. 연습 때는 서브가 더 좋았다. 지난해 박상하와 박진우 둘로만 한 시즌을 치른 뒤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난해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기회를 주면 절실함이 있어 잘 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은섭은 6월 20일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8월이 되서 우리카드와 정식 계약을 할 수 있었다. 김은섭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동안은 월급이 없었다. 하지만 감독님이 용돈까지 주시며 격려했다"고 웃었다.

김은섭은 대학 시절 날개 공격수와 미들블로커를 병행했고, 대한항공에서도 처음엔 리시브 훈련을 했다. 그러나 우리카드에선 미들블로커에 집중하고 있다. 김은섭은 "내가 살 길은 센터인 것 같다"며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예전보다 배구가 빨라졌다. 블로킹, 서브 등 숙제가 많다"고 했다. 이어 "공백기간 동안 아예 운동을 하지 않고 쉬었기 때문에 따라가야 한다. 앞으로 두 배, 세 배 열심히 해야 한다"며 "지는 게 싫다. 개인 목표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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