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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북에 결재 받고 내통” 문재인 “내통은 새누리 전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빙하는 움직인다』) 파문이 2012년 대선 당시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공방의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2012년 10월 새누리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면서 'NLL 대화록'공방을 일으켜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의 상승세가 꺾이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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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 대표(左), 추미애 더민주 대표(右)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 결재를 받고 북한과 내통해 유엔에서 대한민국 주권 행사를 했다는 건 우리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를 기만한 것”이라며 “진상이 규명되면 이 사람들은 정부에서 더 이상 일할 수 없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NLL도 그쪽에서 싫어하니까 안 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상감마마와 대화하듯 끌려다녔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진상 규명을 위해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을 24일 정보위 국감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가칭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사건 TF’를 발족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격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날아가는 방귀를 잡고 시비하는 식으로 개인 회고록으로 국정조사를 하자는 거냐”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북한의 종 노릇을 한 것으로 규정한 사람들은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하겠다”며 “자꾸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2002년 방북 당시) 김정일 면담 기록을 가지고 싸울 것”이라고 맞불을 놨다.

박원호 서울대 정외과 교수는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패한 뒤 ‘지난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쳤던 가장 강력한 프레임은 역시 새누리당의 종북몰이였다’고 했다”며 “이번 사안도 NLL 대화록 공방과 닮은 점이 있어 문 전 대표에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여야 대선주자들도 공방에 뛰어들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국민 상식에서 벗어난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고, 유승민 의원도 “문 전 대표에겐 인권에 대한 상식도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권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1997년 ‘총풍’ 사건을 거론하며 “정치가 최소한의 염치도 잃었다. 국민은 물을 수 있어도 새누리당은 그렇게 물으면 안 된다”고 문 전 대표를 옹호했다.

문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정현 대표의 내통 발언에 대해 “내통이라, 대단한 모욕”이라며 “내통이라면 새누리당이 전문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앞으로 비난하면서 등 뒤로 뒷거래, 북풍, 총풍”이라며 “선거만 다가오면 북풍과 색깔론에 매달릴 뿐 남북 관계에 철학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새누리당을 비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정효식·유성운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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