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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비리, 직권 남용 등 윗선 부패 공무원 처우 개선 논의 가로막아


한국에서 소방관은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로 꼽힌다. 김흥규 인하대 사범대 명예교수가 124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직업관’을 조사한 결과다. 김 교수가 1996, 2001, 2009, 2016년 이렇게 네 차례 진행한 조사에서 소방관은 2001년 이후 매번 1위를 했다. 국민은 소방관에 대해선 매우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2013년 국가보훈처 산하 보훈교육연구원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국민 1000명에게 “경찰과 소방공무원이 국가의 안전과 사회 안녕에 기여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92.4%가 “그렇다”고 답했다. 한편 “이들이 사회적 예우와 지원을 적절히 받고 있냐”는 질문엔 21.8%만 ‘그렇다’고 답했다.


사회가 소방관·경찰·군인을 존경하는 이유는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데 있다. ‘직무 수행 시 사망 위험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소방관 중 22%가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그런 편”이란 답도 48%였다. 소방관 중 70%가 사망 위험을 느끼며 일한다는 얘기다. 이는 거꾸로 소방관의 가족들이 소방관 직업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방관 중 77%가 ‘가족이 내 직업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1순위’로 ‘업무 위험성’을 들었다. 2014년 소방방재청이 성시경 단국대 교수팀에 의뢰해 소방관 1만9800여 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각종 참사를 겪으며 안전의 가치에 눈을 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임무를 하는 제복 공무원에 대한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인식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처우 개선이 가속력을 받지 못하는 데는 이따금 터지는 제복 공무원의 일탈이 한몫하고 있다. 이 교수는 “실제로 경찰이 처우 개선 방안을 추진하다 경찰 비리사건이 터지자 ‘사회 여론이 좋을 리 없다’며 포기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고 말했다. 명예를 최고의 가치로 하는 제복 공무원의 이미지는 특히 고위층의 일탈에 의해 쉽게 망가진다. 지난해 11월까지 최근 2년간 각종 비위로 군복을 벗은 장성만 16명이었다. 이 중엔 장성이 연루된 성추행 사건도 섞여 있다.


군 고위층의 비리는 군 장병의 근무 여건 악화로 이어진다. 김영수(전 국민권익위원회 국방분야 조사관)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영관·장성급이 연루된 방산 비리로 사병들의 생활은 고달파지고 군인 전체의 이미지는 나빠진다. 결국 군인에 대한 사회의 존중도 약해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근 해군 장교 부인들이 연 호화 파티가 도마에 올랐다. 현역 사병들이 시중을 든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거셌다. 관련 영상을 공개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군 상급자들은 특권·특혜를 누리고 사병들은 시급 300원도 안 되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상급자들이 하급자의 희생 위에 군림하는 것은 스스로 제복의 가치를 갉아 먹는 일”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관·경찰의 공무상 부상 처리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다. 표 의원은 “권력엔 약하고 하급 공무원엔 군림하는 일부 윗선의 비리 때문에 정치권이 제복 공무원의 처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성시윤?안효성 기자sung.si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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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