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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이 '텅장'되는 게 과소비때문?…고용부 게시물 물의

고용노동부가 직장인들의 과소비 행태를 지적하는 게시물을 SNS에 올렸다가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해당 게시물을 내리고 대신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공식 트위터에 <왜 내 통장은 늘 '텅장(텅 빈 통장)'인 걸까? 내 월급을 사라지게 한 범인을 찾아라!> 라는 제목으로 네 컷 짜리 만화를 올렸다.

통장을 갉아 먹는 '범인'으로 커피, 택시, 세일(쇼핑), 덕질을 꼽았다.

첫 번째 범인 커피는 한 여자가 커피를 마시는 그림이다. '직장인이라면 밥 먹고 커피는 필수! 아무리 돈이 없어도 커피는 꼭 마신닷'이란 카피와 함께 '뭔가 나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직장인 같음'이란 말풍선도 곁들였다.

지각하지 않으려고 택시를 잡아타는 회사원, 세일의 유혹에 흔들려 지갑을 꺼내고, '오덕(매니어를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의 변형)'의 수집욕 등을 팝아트 형식의 만화로 그렸다.
기사 이미지

고용노동부가 온라인에 올린 풍자 만화. 직장인의 재정 어려움을 `과소비` 때문이라고 했다가 비난을 샀다.


만화가 올라오자 누리꾼들은 고용노동부를 비난했다.

직장인의 빠듯한 지갑 사정이 마치 과소비 때문인 것처럼 현실을 호도했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꾼들은 "(돈을) 안 쓰면 경기 침체된다고 '소비 타령'하더니 월급쟁이의 어려움을 과소비 때문이라고 하는 건 정부가 할 말이 아니다", "저금할 돈조차 없이 빠듯한 현실의 책임을 교묘히 개인들에게 돌리고 있다", "재정경제부도 아닌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해야 할 고용노동부가 할 소리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금 관련 통계를 보더라도 누리꾼들의 비판은 엄살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노동지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의 단위노동비용(Unit Labour Cost)은 1분기보다 1.2% 감소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은 2월에 320만원이었으나 3월에 295만원으로 떨어져 처음으로 300만원대 벽이 무너졌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 평균 월급도 2월에 604만원에서 3월 461만원으로 떨어진 뒤 상반기 내내 400만원대에 머물렀다. 6월 기준 전년대비 상승률은 -0.7%로 2009년 6월 이후 7년만의 하락세다.

이는 OECD 국가들 중 최저 수준이다. 우리나라보다 하락폭이 큰 나라는 그리스, 포르투갈, 슬로베니아뿐이다.
결국 고용노동부는 하루 만에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고용노동부 담당자는 "국민의 입장을 살피는 정부기관으로서 좀더 깊게 생각했어야 한다"면서 "더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릴까 우려돼 게시글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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