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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영화 등급 기준, 뭣이 바뀐 건디?

“‘곡성(哭聲)’(5월 12일 개봉, 나홍진 감독, 이하 ‘곡성’)이 15세 관람가라니 말도 안 돼.” “‘그물’(10월 6일 개봉, 김기덕 감독)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아니라고?” 이러한 영화 등급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새로운 영화가 나올 때마다 선정성이나 폭력성을 이유로 등급 분류 결과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논란이 일면, 어김없이 거론되는 곳이 있다. 바로 개봉 영화의 등급을 결정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분류 기준 개정안 살펴보기

지난달 30일 영등위는 “‘영화 및 비디오물 등급 분류 기준’을 개정해 10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화 등급 분류 결정의 명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알아봤다. 10월부터 시행된 개정안이 과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영등위의 영화 등급 분류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까.

현재 영화 등급은 내용과 표현 정도에 따라 전체 관람가·12세 관람가·15세 관람가·청소년 관람불가·제한 상영가(제한 관람가)로 구분된다. 영화 등급 분류 기준의 핵심은 선정성과 폭력성이지만, 주요 고려 요소는 일곱 가지 항목인 주제·선정성·폭력성·대사·공포·약물·모방 위험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에선 15세 관람가, 외국에선 ‘청불’?
기존 영화 등급 분류 기준은 2012년 8월에 개정됐다. 지난 4년간 운영된 이 기준을 두고 ‘내용이 다소 포괄적이고 모호하며, 사회적 흐름과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국내에서 15세 관람가였던 ‘설국열차’(2013, 봉준호 감독)가 미국에서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고, 역시 15세 관람가였던 ‘명량’(2014, 김한민 감독)과 ‘암살’(2015, 최동훈 감독)도 독일에서 폭력성을 이유로 16세 관람가로 분류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 ‘국내 심의 기준이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2014년 개봉한 ‘한공주’(이수진 감독)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김경묵 감독) ‘야간비행’(이송희일 감독) 등 청소년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가 현실과 동떨어진 검열로 인해 정작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적도 있다. ‘영등위의 영화 등급 분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이에 영등위는 지난 4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영화 등급 분류 기준 개선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 영등위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와 사회의 흐름에 부응하고, 영화 등급 분류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더욱 높이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새 등급 기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기존 영화 등급 분류 기준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이번 개정은 모호하고 포괄적인 용어를 조금 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바꾼 정도다. 먼저 영화 등급을 분류할 때, 기존에는 ‘전체적인 맥락과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바뀐 개정안은 전체적인 맥락과 상황, 영상의 구성 및 음향 전달 방식, 작품 전체에서 특정 표현이 차지하는 비중 등을 감안하도록 한층 명확하게 규정한다. 가령 고문 장면의 경우 영화 전개상 꼭 필요한 장면인지, 작품 전체에 어느 정도 분량을 차지하는지, 장르의 특성 혹은 메시지 전달과 관계되는지 등을 종합해 검토한다.

세부 기준은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한다. 주제의 경우 기존에는 ‘내용상 부적절성의 표현’이 기준이 됐다. 이는 ‘소재 제한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판단해 ‘해당 연령층의 수용 및 이해도’로 변경했다. 또한 선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성(性)적 내용’과 ‘신체 노출’로 명시하고, 성적인 것과 무관한 신체 노출은 전체 맥락을 고려해 판단하게 했다. 폭력성은 ‘물리적 폭력’의 개념을 구체화하고 등장 빈도와 상해 정도, 과정의 잔혹성, 폭력으로 인한 결과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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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哭聲)` 스틸컷]

시대 흐름 반영한 기준이 필요하다
영화 등급 분류는 5~7명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와 소위원회 위원들이 영화를 보고 결정하는 만큼,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영등위의 명확한 등급 기준이다. 올여름까지만 해도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1월 14일 개봉,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와 ‘곡성’을 비롯해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7월 20일 개봉) ‘서울역’(8월 17일 개봉) 등 등급 논란이 일어난 영화가 적지 않다. 선정적인 부분은 엄격하게 다루는 반면, 폭력적이거나 잔인한 부분은 느슨하게 평가된 편이다. 특히 15세 관람가인 경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하지 않아도 부모 등 보호자 동반 시 관람 가능하다.

이처럼 영화 등급이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더욱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분류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영등위 관계자는 “현재 영등위는 매년 국제등급분류포럼을 개최하여 해외 등급 분류 사례를 조사·연구하고 있다. 시대 흐름과 사회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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