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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디?] 정우성·주지훈이 술잔 기울였던 허름한 그 술집

| 여기 어디?  ⑦ 영화 ‘아수라’와 인천 제물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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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수라’ 스틸 [사진 CJ E&M]


영화 ‘아수라’는 가상의 도시 ‘안남시’를 배경으로 한다. 안남시는 악인의 도시다. 악덕 시장, 비리 경찰, 악질 검사가 서로를 물고 뜯는 세계다. ‘배트맨’ 시리즈의 ‘고담시’처럼, 안남시에도 어두운 기운이 암처럼 퍼져 있다.

주인공 형사 도경(정우성)도 선량한 사람은 못 된다. 그는 후배 선모(주지훈)에게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졸개가 되라고 권한다. 어느 골목 허름한 술집, 도경이 선모에게 위험한 제안을 한 장소가 인천 제물포시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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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구 숭의동 27-50번지’에 제물포시장이 있다. 시장은 1972년 문을 열었다. 당시엔 과일가게·생선가게·방앗간·분식집 등 없는 게 없었다. 전철 1호선 제물포역도 가까워 드나드는 이도 많았단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까까머리 학생들이 배를 채우고, 아낙네들이 장바구니를 채웠다. 그러나 시장은 90년대 쇠퇴기에 들었다. 인구가 신도시로 빠지면서 시장을 찾는 사람도 줄었다. 재개발사업이 무산된 뒤로는 10년 넘게 방치되다시피 했다. 한때 100개가 넘었던 점포는 거의 사라지고 지금은 몇몇 상점만 옛 시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제물포시장은 2층 콘크리트 건물이 ‘ㅁ’ 자로 형태로 광장을 둘러선 구조다. 시장 안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간판과 잡기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허물어진 담벼락과 깨진 유리창, 아무렇게나 건물을 타고 오른 잡풀이 우울한 현실을 말해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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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써니` 속 제물포시장.


제물포시장은 영화 덕분에 다시 세상에 나왔다. 몇몇 영화가 이 허름한 폐허에서 옛 감성을 발견한 것이다. 시초는 2011년 영화 ‘써니’였다. 여고생 ‘써니파’와 ‘소녀시대파’가 ‘욕배틀’을 벌였던 공터가 제물포 시장이다. ‘신세계’에도 나왔다. 형사 강과장(최민식)과 잠입경찰 자성(이정재)이 접선하던 낚시터의 바깥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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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제물포시장 안쪽에서는 방앗간과 술집만 영업을 하고 있다. 술집 ‘구먹가게’가 바로 ‘아수라’ 촬영장소다. 정우성과 주지훈이 술잔을 기울였던 테이블이 광장 쪽 야외의 바깥 자리다. ‘구워 먹는 가게’라는 뜻의 구먹가게는 인천에서 꽤 유명한 술집이란다. 손님이 각자 음식을 사와서 요리하는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대하를 굽든, 닭갈비를 볶든 손님 마음이다. 작정만 하면 정우성이 먹던 노가리구이와 아몬드 그리고 맥주로 술상을 차릴 수도 있다. 가게에서는 술값과 상차림비(1인 4000원)만 받는다.

글·사진=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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