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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춘기 소녀에게 중인환시리에 생리대 받아가라니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사업에 임하는 보건복지부의 자세는 우리 복지행정에 국민의 아픔에 대한 공감능력과 배려심은 있는지 의심이 들 만큼 절망적이다. 이 사안 발생 당시부터 지급 방식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까지 복지부의 태도는 저소득 계층의 삶을 지원하는 복지행정보다는 관료주의적 탁상행정과 생색내기용 전시행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복지부는 이달 말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저소득층 소녀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키로 하면서 보건소에 방문해 개인정보를 적어 신청한 뒤 생리대를 수령토록 하라는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냈다. 생리대는 사춘기 소녀들이 일반 마트에서도 사기 꺼려할 정도로 예민한 물건이다. 한데 소녀들에게 멀리 떨어져 있고, 낮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보건소까지 가서 생리대 꾸러미를 받아가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 일부 지자체가 청소년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재고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이 문제가 공론화되자 e메일 신청도 가능하게 하는 등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을 둘러싼 복지부의 영혼 없는 행정은 이뿐이 아니다.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이 생리대가 너무 비싸 신발깔창을 대용으로 이용하거나 생리 기간에는 아예 학교에 가지 못하는 등의 현실이 공론화된 게 지난 6월이다. 이후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는 7월 자체 예산과 성금 등으로 생리대 지원사업을 벌이겠다며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복지부가 두 달간 이를 방치하는 바람에 서울시는 9월 추석 전 지급을 강행하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10월께 정부 지침이 나온 후 지급해도 상관없을 텐데 선심성 행정을 한다”며 서울시를 비난했다. 생리대는 한 달 일찍 주는 걸로 그만큼 삶의 질이 달라지는 물건임에도 자신들의 늑장 행정엔 반성조차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는데 이 경우도 그렇다. 시혜성 복지정책일수록 수혜자가 필요한 시기에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늑장 행정에다 공급자 중심의 발상으론 수혜자 가슴엔 상처를 남기고 주고도 욕만 먹는 일이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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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