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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북자 3만 명 시대’에 물 샐 틈 없이 대비해야

최근 북한 엘리트층의 탈북이 꼬리를 물면서 북한 붕괴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어제 통일부에 따르면 올 들어 탈북자가 급증해 다음달이면 3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특히 지난 7월 ‘금수저’ 출신의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 가족에 이어 최근 베이징 주재 북한 대표부 간부 2명도 망명을 신청해 관심을 끌었다. ‘생계형 탈북’이 ‘체제 불만형 탈북’이나 ‘이민형 탈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북한이 몰락할 수 있다는 징조일 수 있다. 오죽 희망이 없으면 온갖 혜택을 누리던 특권층마저 도망치겠는가. 독일 통일 직전 목격됐던 동독인들의 탈출 러시가 이를 방증한다. 아예 탈북을 장려해 김정은 정권을 내부로부터 무너뜨리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따라서 탈북 러시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는 발등의 불이다. 특히 북한이 무너지면 수백만 명의 북한 난민이 휴전선을 넘어 남쪽으로 몰려올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1일 박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며 “언제든 대한민국으로 오시라”고 사실상 탈북을 권유했다. 11일 국무회의에서는 “북한 주민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갖추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해외 엘리트들의 탈북이 는다고 북한이 곧 붕괴하리라 믿는다면 섣부른 생각이다. 체제가 붕괴하려면 내부 핵심 지배층에 금이 가야 한다. 공포정치 때문이든, 회유정책 덕이든, 김정은과 기득권층이 똘똘 뭉쳐 있는 한 곧 무너질 걸로 기대해선 안 된다.

그간 북한붕괴론이 나왔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1980년대 말 동구 공산권 해체 때도 그랬고 94년 김일성, 2012년 김정일 사망 시에는 극에 달했다. 엘리트의 탈북 역시 처음이 아니다. 설익은 북한붕괴론에 사로잡혀서는 곤란하다. 그랬다간 언젠가는 재개해야 할 다양한 접촉에 의한 북한 지배층의 변화 유도란 힘들지만 최선의 방안을 저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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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