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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급성 심정지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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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31)가 12일 숙소로 이동 중인 택시 안에서 급성 심정지로 별세했다. 그를 태운 택시기사가 이날 오전 1시27분쯤 부산의 한 호텔 앞에서 “승객을 깨웠는데 숨을 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하며 부음이 알려졌다.

권혁주는 이날 오후 부산문화회관에서 연주할 예정이었다. 늘 자가운전으로 이동하는 고인의 특성상 바쁜 연주 스케줄이 건강상에 무리를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9월 건초염·건막염·테니스엘보우·퇴행성 관절염 등 증세로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2주의 회복 기간 후 여느때처럼 연주활동 중이었다.

권혁주는 음악 신동이었다. 3세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해 7세 때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 김남윤 교수에게 바이올린을 배웠다.

이후 권혁주는 러시아 유학길에 올라 모스크바 중앙음악학교에서 에두아르드 그라치 교수에게 배우며 날개를 달았다. 11세 때 차이콥스키 청소년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2위를 차지했다.

유학이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부친이 평범한 회사원이었기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지난 2005년 작고한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은 악기를 마련해 주고 연주회마다 기립박수를 보내는 등 생전에 고인을 무척이나 아꼈다.

권혁주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대여해준 1763년산 과다니니 파르마 바이올린을 들고 2004년 덴마크 카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그는 덴마크 작품 특별상과 인기상까지 휩쓸었다. 이 해 19세의 권혁주는 러시아 볼쇼이 홀에서 파가니니 ‘24개 카프리스’ 전곡을 연주하며 “레오니드 코간 이래 최고의 연주”라는 찬사를 받았다.

러시아 작곡가 티혼 흐레니코프는 권혁주를 “하이페츠ㆍ오이스트라흐ㆍ코간ㆍ크레머ㆍ레핀에 이어 러시아 음악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라고 평하며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초연을 맡기기도 했다.

권혁주는 20대 이후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크르쉬슈토프 베그르진 교수에게 배웠다.

손열음·조성진 등과 금호아시아나솔로이스츠의 멤버였던 권혁주는 칼라치 콰르텟과 올림푸스 앙상블의 제1바이올리니스트로 실내악 활동에 주력했다. 바쁜 연주 활동 중에도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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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는 서울 보라매병원에 13일부터 마련될 예정이다. 발인은 15일이며 장지는 미정이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ㆍ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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