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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저희 아버지도 이렇게 잘 할 줄 모르셨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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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중앙포토]

저희 아버지도 이렇게 잘 할 줄 모르셨답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끝판대장' 신화를 이어간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돌아왔다. 지난 8일 시즌을 마치고 귀국한 오승환은 12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올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한 오승환은 올 시즌 76경기에서 6승3패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던 메이저리거가 되어 영광이다. 빅리그에선 루키지만 동료들이 베테랑처럼 존중해줘서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내년에도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로는 개막전을 꼽았다. 그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첫 공을 던졌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야구선수로서의 최종목표였기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시즌을 치르면서 긴박한 상황에 조금씩 투입됐기 때문에 첫 세이브는 큰 감흥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 정도 성적은 예상하지 못했다. 공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서 던져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마음에 든다"고 했다.

오승환은 한국인 타자들과 여러 차례 대결을 펼쳤다. 3년만에 미국에서 만난 강정호(피츠버그)는 "승환이 형이 공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오승환은 "타자 입장에서 그렇게 봐주니 기분이 좋다. 구속이 올랐다는데 비결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16년 전 대통령배 고교야구선수권에서 타자로 상대했던 동갑내기 추신수(텍사스)를 상대로는 투타를 바꿔 대결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경기 전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맞닥들이게 됐다. 나름 열심히 던졌는데 안타를 맞고 실점까지 했다. 먼 미국 땅에서 그렇게 만나 뜻깊었다"면서도 "다음 번에는 안타를 맞지 않겠다"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MLB는 한국에 비해 경기수도 많고 이동거리도 길다. 오승환은 "체력적인 부분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걱정하지 않았다. 17연전, 20연전도 있지만 연투를 했을 땐 아예 명단에서 빠져 휴식했다. 일본이나 한국처럼 3연투 이상은 잘 하지 않고, 투구수도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제가 조언을 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미국에 갈 만한 기량을 가진 선수가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들도 몸 관리만 잘하면 메이저리거들과 싸울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에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오승환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예비엔트리에선 결국 제외했다. 지난해 말 불거진 해외 원정 도박 문제 때문이었다. 오승환은 "귀국하면서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야구위원회의 선택을 존중하고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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