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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준에게 그냥 준 돈” → “빌려줬지만 포기” 말 바꾼 김정주

“경준과의 사이에 돈을 빌려주고 되받는 관계는 없다. 그냥 준 것이다.”(검찰 진술 조서)

“빌려준 돈이지만 돌려받는 걸 포기했다.”(법정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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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NXC 대표가 11일 열린 진경준 전 검사장에 대한 2차 공판 증인신문에서 “빌려준 돈이지만 돌려받는 걸 포기했다”며 검찰 조서와는 다른 진술을 했다. 김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11일 진경준(49·구속) 전 검사장에 대한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정주(48) NXC 대표는 검찰에서 수사받을 때와는 다른 말을 했다. 검찰이 뇌물로 파악한 ‘120억원대 주식 대박’의 종잣돈 4억2500만원의 송금 경위에 대해 답하는 과정에서였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넥슨 법인은 2005년 6월 진 전 검사장에게 빌려줬던 주식대금 중 2억원을 그해 10월 24일까지 돌려받았다. 그 뒤 김 대표는 10월 28일과 11월 3일 2억원과 2억2500만원을 각각 진 전 검사장의 장모와 모친 계좌로 송금했다.

김 대표는 법정에서 “4억2500만원은 저에게도 큰돈”이라며 “당시 회계 담당자와 주고받은 e메일을 보면 10월 28일까지는 대여금으로 처리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변제가 미뤄지면서 괴로워하다가 진 전 검사장이 장모 등의 계좌로 돈을 받았다는 점 때문에 ‘이 돈은 돌려받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계약서를 쓰거나 상환을 챙기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그냥 줬다”가 “빌려줬다”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친구가 호의로 건넨 돈을 받았다”며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진 전 검사장에게 불리한 증언이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돈의 ‘성격’에 대한 기존의 입장은 번복하지 않았다. “돈을 돌려달라고 하지 못한 게 진경준이 검사였기 때문인가”라는 검사의 질문에 김 대표는 “그런 측면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때 “김 대표가 진 전 검사장의 신분을 의식해 돈을 건넸기 때문에 뇌물 혐의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대표 증언을 전해 들은 검찰 간부는 “자신의 뇌물공여 혐의를 덜거나 형량을 줄이기 위해 채무라고 주장하면서도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을 완전히 뒤집는 것에 부담을 느껴 말이 오락가락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친구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반면 진 전 검사장 측은 ‘30년 우정’을 강조했다. 진 전 검사장의 변호인인 최종길 변호사는 “김 대표가 진 전 검사장을 ‘유일한 친구’라고 불렀다. 고교 시절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진 전 검사장이 검찰 시보로 일하던 1991년에는 퇴근 후 함께 야간 스키를 타러 다니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진 전 검사장의 뇌물 혐의에 포함된 수천만원대의 여행 경비 부분에 대해서도 방어 논리를 펼쳤다. 김 대표에게 “결혼 후에도 두 가족이 괌·싱가포르 등으로 여행을 다니지 않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여행 비용을) 먼저 지원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 나중에 도움을 받지 않겠나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속이 편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흔쾌히 부담할 마음은 없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제네시스 차량 제공에 대해서도 “넥슨 대표의 리스 차량이 그랜저, 임원들은 쏘나타인데 왜 이런 좋은 차를 골랐나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0시간 이상 진행된 재판에서 김 대표는 여러 차례 “정말 괴롭다”고 했다. 떨리는 손으로 생수병을 들다가 떨어뜨려 물을 쏟기도 했다. 그는 오전 신문이 끝난 뒤 법정 밖에서 마주친 진 전 검사장의 어머니를 끌어안고 흐느꼈다. 옆에 있던 진 전 검사장이 “울지 마라”며 위로했다.

임장혁·김선미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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