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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쫓으려” 마약 맞고 운전…화물차 기사 7명 붙잡혔다

부산에서 대형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하는 김상정(37)씨는 최근 일주일에 90시간을 고속도로에서 보냈다. 지난 8월 화물차 엔진계통 이상으로 780만원의 수리비가 나온 걸 메우기 위해 평소보다 일을 많이 했다. 운송 스케줄이 적혀 있는 달력을 확인해 보니 9, 10월 두 달간 김씨가 쉰 날은 아들의 생일(지난 5일)이 유일했다.

김씨는 지난 10일에도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 15시간을 운행했다. 휴식시간은 운행 도중 식사를 위한 30분이 전부였다. 운행이 끝난 뒤에도 야간 운송을 위해 3시간 동안 선잠을 잔 뒤 다시 화물차에 몸을 실었다.

그는 “서울~부산 왕복 운행을 해 받는 100만원 중 유류비와 식사비 등 비용을 빼면 손에 남는 건 40만원 정도다. 이마저도 차가 한 번 고장 나면 수백만원은 우습게 깨지니 충분한 수면과 휴식은 사치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과중한 운송 스케줄과 수면 부족은 화물차를 ‘도로 위 시한폭탄’으로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누적된 피로는 곧 졸음운전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 교통안전공단이 차량 유형별로 운전자 100명씩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화물차 운전자의 51%가 최근 일주일 내에 졸음운전을 한 적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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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통계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 졸음운전 사고의 치사율은 22.4%다. 다섯 건 중 한 건꼴로 인명 피해가 난다는 의미다. 전체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2.3%다.

화물차 운전자를 위한 고속도로 휴게소는 전국에 17곳밖에 없다. 이마저도 대부분이 영남·충청권에 몰려 있고 수도권에는 단 한 곳도 없다. 트레일러 기사 김모(49)씨는 “부족한 휴식공간에 과중한 운송 스케줄 때문에 대형차 운전자들은 차에 매트리스와 이불, 베개를 싣고 다닌다. 쉬려고 휴게소에 들어가면 주차 공간이 없고, 또 시간에 쫓기다 보니 하루 4시간만 자도 많이 잔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화물차 운전자 중 일부는 졸음을 쫓기 위해 마약에까지 손을 대고 있다. 무리한 운송 스케줄로 인한 졸음운전을 이기기 위해 환각 상태로 운전하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화물운송영업소장과 마약을 투약한 화물차 운전기사 7명 등 총 18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평균 하루 두세 차례 고속도로를 오가야 하는 운송 일정에 시달리다 졸음운전을 피하기 위해 평균 50여 회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했다. 판매업자가 “필로폰을 맞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졸음운전 위험 없이 추가 운송이 가능하다”며 권유한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다. 경찰 관계자는 “잠을 쫓기 위해 환각 상태로 운전하면 졸음운전 때보다 더 큰 사고를 낼 수 있다. 운송업계에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마약의 유통 경로를 계속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우·윤정민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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