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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충전소] 30초 광고에 56억원…황금알 낳는 스포츠 중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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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스포츠 콘텐트의 가치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TV 중계권료는 종목의 흥행 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미국프로풋볼(NFL)은 1년 중계권료가 5조5000억원이 넘는다. 관중이 가득 들어찬 NFL 경기장 전경. [중앙포토]

프로스포츠 콘텐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적어도 해외에서는 그렇다. 미국프로풋볼(NFL)이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미국 4대 방송사(CBS·FOX·NBC·ESPN)와 체결한 중계권료는 연평균 49억5000만 달러(약 5조5475억원)나 된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EPL)는 2016~2019시즌 기간 51억3600만 파운드의 중계권료를 받는다. 3시즌의 중계권료가 우리 돈으로 7조875억원. 한 시즌으로 따지면 2조3625억원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중계권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해마다 26억 달러(2조9143억원)로 프리미어리그와 비슷한 수준이다. 메이저리그(MLB)의 중계권료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해마다 15억 달러(1조6670억원)다.

해외 스포츠 콘텐트의 중계권료는 날이 갈수록 급격히 오르고 있다. NBA의 중계권료는 이전 계약에 비해 180%나 올랐고, MLB 역시 두 배로 올랐다. EPL과 NFL은 각각 71%, 60%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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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TV 중계권료가 급등하는 건 스포츠 콘텐트가 큰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NFL 결승전인 수퍼보울 시청자수는 1억1190만 명, 시청률은 무려 49%를 기록했다. 1967년 당시 1회 수퍼보울의 TV 광고단가는 30초당 4만2000달러(4700만원)였는데 올해는 최고 500만 달러(56억원)로 집계됐다.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보유한 영국의 스카이스포츠와 BT는 2014년 하반기에만 5억2700만 파운드(7271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스카이스포츠는 프리미어리그 중계권료로 연간 632만 파운드(87억원)를 추가 투자한 뒤 1석3조의 효과를 봤다. TV 유료 시청자에게 받는 시청료를 월 10.5파운드(1만5000원) 인상했고, 인터넷 홈페이지 스카이스포츠 뉴스 구독자도 110만 명이나 증가했다. 또 스카이 이탈리아와 스카이 독일에 재판매 수익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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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권료가 오르는 또 다른 이유는 TV드라마나 쇼 시청자들이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VOD)나 인터넷TV(IPTV) 쪽으로 눈을 돌리면서 시청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사들은 시청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라이브로 펼치는 ‘각본 없는 드라마’인 스포츠 콘텐트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8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미국에서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가 TV드라마(쇼)를 생방송으로 보는 경우가 급격히 줄고 있다. TV드라마는 넷플릭스 같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언제든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NFL 같은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로 지켜보는 시청자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각 방송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스포츠 중계권료 또한 폭등하고 있다. EPL 중계권료가 71%나 급증한 건 그동안 중계권을 갖고 있던 스카이스포츠와 BT의 대항마로 디스커버리 네트워크, beIN 스포츠 등이 입찰에 뛰어든 결과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TV 중계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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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TV 중계권 시장도 서서히 성장 중이다. 올해 800만 프로야구 관중 시대를 맞이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3월 KBS·MBC·SBS 등 지상파 3사 컨소시엄과 5년간 총 1800억원, 연평균 360억원에 TV 중계권 계약을 했다. 4년 전인 2010년 당시 계약 조건(4년간 총 720억원, 연평균 180억원)의 두 배다. KBO는 마케팅 자회사인 KBOP를 통해 뉴미디어 부문(모바일·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 중계권을 별도로 판다. 이를 통한 수익은 연간 200억원. KBO는 벌어들인 TV와 뉴미디어 중계권료를 시청률과 관계없이 10개 구단에 똑같이 배분한다. 구단별로 50억원 정도다. 이는 구단 1년 예산의 15~20%에 해당한다. 이진형 KBOP 이사는 “TV 중계를 한 곳 늘리는 건 공장 한 개를 추가로 세우는 것과 같다”며 “KBO리그의 중계권료 인상은 프로야구 생태계에 속한 모든 구성원에게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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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연간 79억원 수준이던 프로야구 중계권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찾아온 야구 열풍을 타고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초로 연 100억원을 넘겼다. 정규시즌 평균 1.1%인 프로야구 TV 시청률은 포스트시즌엔 10%대로 뛴다.

프로리그 출범 직후인 2005년 당시 연 3억원 선이었던 프로배구 중계권료는 지난해 기준으로 5년간 총 200억원, 연평균 4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프로배구 남자부의 2015~2016시즌 시청률(케이블TV 기준)은 1.0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동규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과거 지상파뿐이던 국내 스포츠 중계 시장은 근래 들어 케이블TV·모바일·PC 등 다양한 뉴미디어의 참여로 세분화·다양화됐다”면서 “이런 중계 시장 구조에서 평균 시청률 1%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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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6월 MBC스포츠플러스와 5년간 연 30억원, 총액 150억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중계권료가 연간 65억원 수준인 프로축구는 올해부터 JTBC3 FOX SPORTS 등을 통해 생중계 편성이 늘었다. 두 종목 공히 평균 0.1~0.2% 안팎에 그치고 있는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 과제다.

스포츠 중계권료의 가치 산정 기준은 시청률이다. 지난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경우 시청률이 최고 15%까지 나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한국-우루과이의 16강전 수도권 시청률은 67.1%를 찍었다. KBS 드라마 ‘첫사랑’(65.8%)을 넘어 역대 단일 프로그램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국내 스포츠 중계권 시장이 맞닥뜨린 한계도 있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미국과 유럽 중계권은 광고와 유료 콘텐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구조다. 반면 우리는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는 구조다. 국내에선 아직 영화·음악은 물론 스포츠도 돈을 주고 봐야 한다는 생각이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스포츠 콘텐트의 가격이 너무 오르면 중계권을 비싸게 사들인 방송사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하는 ‘승자의 저주’가 나올 거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는 방송사의 비용을 시청자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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