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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보증금 없는 주택…청년 주거 고통 줄일 아이디어

서울 Made in U ③ 청년의 방

인디밴드 ‘피터아저씨’에서 활동하는 천휘재(31)씨는 밴드 멤버인 김산(32)씨, 김초원(30)씨와 돈을 모아 2013년 서울 아현동의 방 세개짜리 집을 구했다. 그들은 거실과 주방, 화장실을 공유하고 각자 방 하나씩을 쓰기로 했다. 각자 지방에서 올라와 3~4평(9.9~13.2㎡) 원룸 혹은 2평짜리 고시원을 전전하던 세 명에겐 몇 년 만에 부엌과 거실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집이 생긴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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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민단체 ‘민달팽이 유니온’이 설립한 셰어하우스 ‘달팽이집’에서 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민달팽이 유니온

멤버들은 이 집에 ‘아현동 쓰리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아현동 쓰리룸은 청년 주거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 등에 의해 ‘청년 주거의 대안’으로 입소문을 탔다. 많은 언론에서도 다뤄졌다. 이후 청년 주거 단체 ‘민달팽이 유니온’ 등도 셰어하우스 설립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천씨는 자신들의 셰어하우스(개인공간을 갖되 주방·거실 등을 공유하는 주택의 형태)가 큰 관심을 받은 이유가 “높은 월세를 지불하면서도 1~2평짜리 방을 벗어나지 못하는 서울 청년들의 주거 현실이 날로 열악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청년의 열악한 주거 환경’은 서울시가 지난 2월 ‘서울이란 도시에서 해결이 시급한 분야’를 주제로 온라인 여론조사와 엠보팅(mVoting·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시민투표)을 벌인 결과 ‘노인빈곤’‘주차난’과 함께 3대 과제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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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국토교통부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서울 1인 청년가구의 96.3%가 전세나 월세를 내고 있고, 이들 중 주거비가 소득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비율은 69.9%다. 비교적 복지 수준이 높은 유럽의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이 25%를 넘으면 국가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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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녹번동의 낡은 주택(위)을 셰어하우스로 개조한 ‘두꺼비하우징 공가 8호’(아래). [서울시]

서울시는 본지와 함께 지난 7월 13일부터 9월 말까지 카카오스토리펀딩(storyfunding.daum.net)에서 ‘서울, 메이드 인 유(Made in U)’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천씨를 비롯해 서울에 사는 여러 청년들이 겪는 주거 고충을 연재하는 동시에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시민 대안’ 아이디어를 받았다.

서울시 시민제안 홈페이지인 ‘천만상상오아시스’에 올라온 대안 중에는 시의 역할을 요구하는 내용이 많았다. 아이디 ‘hkh00101’은 “재개발 예정지였다가 서울시의 직권해제로 개발이 멈춘 곳에는 버려진 집들이 많다. 이곳의 집들을 싼 가격에 일괄구매해 서울시에서 청년을 위한 임대주택을 만드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아이디 ‘truelive’는 “미취업 청년들 중 자산이나 소득이 기준 이하면 보증금 없이 저렴한 월세로 일정 기간 주거지가 임대되는 시스템을 서울시에서 나서서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남겼다. 관리비처럼 비교적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제안자도 있었다. 아이디 ‘dhs930713’은 “원룸 관리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 수 없는데도 너무 비싸다. 현관과 복도 등 공동 전기료는 물론이고 건물 청소비 등 세세한 부분까지 관리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이들 제안 중 현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것을 골라 연말 ‘좋은 제안 선정회의’의 안건으로도 올릴 예정이다.

서울시에서도 청년 주거와 관련된 정책을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낡은 고시원과 모텔을 시에서 매입한 후 리모델링해 무주택 청년들에게 주변 월세 시세의 80% 수준으로 임대하는 정책이 대표적이다. 관악구와 성북구, 은평구 등 5개 자치구에서 6개 건물을 리모델링할 계획이고 현재 관악구의 고시원 한 곳은 공사에 들어갔다. 내년 1월 입주가 목표다.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셰어하우스 등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보여줬던 아이디어를 빌려 이를 뛰어넘는 청년 주거 안정화 대책을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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