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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공예·디자인…홍익대 미술 역사 한눈에 만난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대학 미술교육은 핵심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1945년 이화여대 예림원(藝林苑)을 시작으로 46년 서울대와 조선대, 49년 홍익대에 미술과가 설치돼 교수진과 배출 작가들이 화단의 중심을 이뤘다. 미술사가 최열씨는 『한국근현대미술사학』에서 1949년부터 81년까지 대한민국미술전람회 30년 수상자의 학교별(서울대·홍익대) 비중을 종합한 뒤 “출신학교는 20세기 미술계를 장악하는 세력권을 형성하며 움직여왔다”고 분석했다.

홍익대는 서울대와 함께 분단 뒤 남한에서 일찌감치 미술대를 설립해 굳건한 학풍을 지켜온 한국 미술계의 양대 산맥이다. 홍익대가 개교 7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교수 작품전’은 그 학맥은 물론, 한국미술의 한 흐름을 집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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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개교 70주년 기념 교수 작품전’에 나온 주태석 회화과 교수의 ‘자연·이미지’, 캔버스에 아크릴, 60X60㎝, 2014. [사진 홍익대 현대미술관]

12일 서울 와우산로 홍익대 현대미술관(관장 문봉선)에서 개막하는 ‘2016 교수 작품전’에는 동양화·회화·판화·조소·금속조형디자인·도예유리·목조형가구·섬유미술·디자인 분야에 걸쳐 홍익미술의 오늘을 일군 현 교수진 33명이 출품했다. 2009년 홍대 미대 60년을 기려 열린 심포지엄에서 오광수 ‘뮤지엄 산’ 관장은 “많은 사람들이 관학인 서울대 미대가 보수적이면서 아카데믹한 경향을 대변한다면, 홍대 미대는 진보적이면서 반아카데미즘의 선두주자라고 말하고 있다”고 비교했다. 특히 개교 초기에 홍대 미대의 주춧돌을 놓은 조각가 윤효중(1917~67)의 역할을 높이 사면서 수많은 재야 서클에 홍대 출신이 대거 참여한 바탕을 그의 진취성과 예술가 면모에서 찾는다.

이 학술대회에서 회화와 판화 분야를 살핀 서성록 안동대 교수는 김환기(1913~74)를 “묵묵히 자기 방법론을 찾아간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로 자리매김한다. 1960년대 초반 판화를 정식 강좌로 개설하고 판화예술이 일반에 보급되고 심화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한 점도 언급했다. 김이순 홍대 교수는 조소과가 “한국 현대조각의 산실”이었음을 강조한다. 김상철 ‘미술세계’ 주간은 홍익 동양화과의 기치를 “전통을 딛고 현대를 가늠하라”고 요약했다.

공예와 도자, 디자인 분야는 홍대의 특화 분야다. 권혁수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교수는 ‘서울 타이포그라피 비엔날레’를 조직한 안상수 교수의 역할을 “홍익 디자인의 입장을 넘어, 한국 디자인의 21세기 비전을 펼친 선구”였다고 회고했다. 안귀숙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은 “현대도예운동의 창시자인 정규(1923~71)와 유강열(1920~76)에 힘입어 현대공예로 도약한 점”을 홍익 공예인의 공으로 돌렸다.

이번 교수 작품전에서는 이런 각 장르의 맥을 살펴볼 수 있다. 문봉선 관장은 “홍대 미대의 예술세계와 위상을 선보이는 전시이자 홍익미술의 미래를 기대한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25일까지. 02-320-3272.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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