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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보건소도 모르는 우리 동네 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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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훈
사회1부 기자

“우리 지역에 그런 암이 많이 생긴다고요?” 지난주 시·군·구별 암 현황을 취재하기 위해 일선 보건소에 전화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대답이다. 건강보험공단의 6개 암(위·대장·간·폐·유방·갑상샘) 발생률 자료를 토대로 각 지역 보건소에 연락해 특정 암이 왜 많이 발생했는지 알아보려 했다. 하지만 대답은 시원치 않았다. 발생 원인은 말할 것도 없고 특정 암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보건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결정한 보건정책의 집행을 총괄한다. 암 환자 진료비 지원과 국가 암 검진사업 등도 진행한다. 하지만 자체 암 통계를 갖고 있진 않았다.

혹여 특정 암이 많다는 걸 알아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갑상샘암 발생률이 전국 최상위권(남 7위, 여 4위)인 전남 광양시가 그런 경우다. 광양시보건소 관계자는 “갑상샘암 환자가 유독 많아 해마다 의사들에게 원인을 물어봤지만 어디서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기초 지자체에 특화된 암 연구 자료가 없어서다. 기자에게 “발생 이유를 알게 되면 알려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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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박용석]

보건소가 동네 암 정보에 어두운 건 국가 암 정책이 전국 또는 광역 단위에 치우친 데 원인이 있다. 기초 지자체별 통계도 여태껏 한 번도 발표되지 않았다. 물론 전국 226개 시·군·구를 잘게 나눠 분석하다 보면 통계상 오류가 발생할 수도 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전국 지자체별 인구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암 수치도 해마다 들쑥날쑥할 수 있어 비공개 원칙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 결과 도시·농어촌, 해안·내륙 등의 변수에 따라 주요 암 발생률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섬 지역이라 육류 섭취가 적은 전남 신안군은 대장암이 적고, 조기 검진이 활발한 서울 강남구는 유방암이 많은 식이다. 지역 특수성만 알게 되면 얼마든 맞춤형 예방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다. 노성훈 세브란스병원 암병원장은 “미국·일본은 암 빈도가 높은 지역을 골라 따로 역학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암은 예방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도 지역별 원인을 잘 알아놔야 한다”고 말했다.

암은 갈수록 우리 삶과 밀접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인 3명 중 1명(36.6%·2013년)은 평생 한 번은 암에 걸린다. 33년째 사망 원인 1위지만 환자 10명 중 7명(69.4%)은 5년 이상 생존한다. 치료만큼이나 사전 예방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암이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올수록 정부는 암 정보를 좀 더 세밀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환자가 많은 위·대장·간·폐·갑상샘·유방 암의 시·군·구 발생률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정종훈 사회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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