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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김제동 국감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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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문화부 차장

국회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국감장을 연예인의 공연 무대로 만들 생각이 없다”며 방송인 김제동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은 건 유감이다. 언뜻 ‘딴따라 따위가 어딜…’이라는 시각도 엿보인다. 김씨가 출석할 경우 의회를 지나치게 희화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인가 본 데, 기우다. 아무리 김제동이라도 ‘이은재 의원 MS 발언’을 능가하기란 버겁다.

국가 안보가 위중한데, 북핵과 사드 배치 등 현안이 산적한데 “한가하게 연예인 말 따질 여유 없다”란 지적은 일견 일리 있다. 하지만 누구도 기억 못하던 김씨의 1년 전 개그를 끄집어낸 건 다름 아닌 새누리당이다. 기껏 칼 뽑고서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은 채 덮기엔 이제 파장이 너무 커져 버렸다. 게다가 김씨는 “부르면 나가겠다. 근데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으름장까지 놓고 있지 않나. 물러섰다간 자칫 김제동 무서워 정치권이 꽁무니를 빼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단지 정치 공방이나 가십 차원이 아니다. 김씨가 국감 증언대에 서야 할 이유가 있다. 첫째로 사회 적폐(積弊) 해소다. 김씨의 ‘영창 발언’엔 다소 과장이 있을지 몰라도 “방위 근무할 때 퇴근시간 지나서도 회식 사회 봤다”란 얘기엔 공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실제 군생활을 하면서 그런 일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어디 군대뿐인가. 사회 나가서도 사장님 이사갈 때, 부장님 돌 잔치 때 달려가 짐 나르고 허드렛일을 하던 게 얼마 전까지 우리의 삶이었다. 시키는 이도, 따르는 사람도 크게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가족이니깐, 공동체니깐 그게 미덕이려니 했다. 공사(公私)의 구분이 약했다. 김영란법이 별건가. 공적인 일을 하면서 사적인 부탁 하지 말라는 거다. 김영란법의 정착을 위해서도 김제동의 증언은 충분히 가치 있다.

두 번째는 표현의 자유 문제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권력을 향한 자유로운 비판은 무엇보다 귀했다. 함부로 떠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도, 검찰도, 재벌도 맘껏 욕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보다 오히려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이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비판은 자유롭게 하되 사실에 근거해야 하며, ‘아니면 말고’식 폭로엔 경종을 울려야 할 때다.

더구나 김제동이라면 명실공히 대표 ‘폴리테이너(politainer)’ 아닌가. 발언 하나하나에 이목이 쏠릴 만큼 웬만한 정치인 이상의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영창 발언’을 그저 “웃자고 하는 소리에 죽자고 덤빈다”라며 눙칠 게 아니다. 재미있자고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고, 귀엽다며 쓰다듬은 터치에 상대방은 수치심이 들 수 있다는 걸 그도 모르지 않을 거다.

자 어떤가, 이 정도면 부를 명분이 충분하지 않나. 이래도 회피한다면 그건 김제동의 ‘말빨’과 논리를 정치권이 이길 자신이 없다는 뜻일 게다. 김제동 국감 출석은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다.

최민우 문화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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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