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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 눈 뜬 4050…기업들 ‘아재’잡기 나섰다

“나문희가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 되는 이유는.”

“문이 닫힙니다(문희 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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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아재’ 개그가 유행한 건 올해 초다. 잠깐의 바람인 줄 알았는데 ‘아재’ 열풍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영화계에선 황정민·이정재·정우성·곽도원 등 40대 배우들이 맹활약 중이다. TV 드라마는 물론 예능프로그램도 40대가 점령했다. 유재석·김구라·신동엽 등은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호감형 아재로 부상한 배우 이서진·차승원·유해진 등도 비슷한 사례다. 단어의 의미도 바뀌었다. 원래 아재는 ‘아저씨’의 낮춤말이다.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중년 남성을 지칭하는 부정적인 용어다. 그러나 최근 엠브레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1.9%는 ‘아재’라는 단어에서 ‘다정하다’, ‘안정적이다’, ‘성실하다’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다. 아재의 장점으로는 풍부한 경험과 성실한 생활력이 꼽혔다.

이런 아재 열풍이 단순한 문화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 시장에서도 아재가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장기 불황으로 20~30대의 소비력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패션에 관심을 갖고 자신에게 투자하는 중년 남성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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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온라인쇼핑몰 11번가 고객 중 40~50대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6%에서 올해 2분기 41%로 늘었다. 특히 브랜드 의류와 잡화 구입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나 증가했다. 건강식품과 수입명품 구입 역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1%, 51% 늘었다. 과거와 달리 40~50대가 자신을 꾸미는 데 돈을 아끼지 않고, 건강도 직접 관리한다는 의미다. NH투자증권은 새 브랜드 ‘맨온더분’을 내놓고 남성복 시장 공략에 나선 신세계인터내셔널과 올 상반기 남성복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한 한섬 등을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꼽았다.

아재들은 게임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의 40대는 온라인게임의 폭발적 성장을 이끈 게임 1세대다. 홍 연구원은 “최근 중년층이 모바일게임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며 “게임 충성도와 가입자당 매출이 타 연령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아재들의 취향을 고려한 모바일게임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출시된 넥슨의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는 과거 유행했던 SRPG(Simulation RPG, 게임 속 캐릭터를 따르는 역할 수행게임) 장르다. 출시 이후 꾸준히 구글플레이 게임 매출 10위권을 오가고 있다. 전쟁 게임 ‘모바일 스트라이크’도 과거 인기를 누렸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모델로 내세워 중년 남성을 유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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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출시가 확정된 게임도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온라인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다시 개발한 경우가 많다.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을 곧 출시한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넷마블이 게임을 개발하고, 엔씨소프트는 로열티를 받는 구조”라며 “상장을 앞둔 넷마블로서는 반드시 흥행에 성공해야 하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40대 아재의 활약은 영화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영화계엔 ‘40대 남성 주연’이란 성공 공식이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올 한 해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는 공유(부산행) 정도를 제외하곤 대부분 40대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송강호(밀정)·황정민(검사외전)·곽도원(곡성)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개봉한 ‘아수라’는 주지훈을 제외하곤 아예 40대 배우들로 출연진을 채웠다. 12월에는 이병헌 주연의 ‘마스터’와 정우성 주연의 ‘더킹’이 개봉한다. CJ E&M과 NEW이 각각 배급을 맡는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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