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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엎치고, 현대차 덮치고…현실이 된 수출 쇼크

반짝 회복하는 듯했던 한국 수출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이달 들어 주력 품목인 휴대전화와 자동차의 수출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각각 리콜(결함보상) 사태와 파업으로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와 철도 파업 여파에 따른 물류대란까지 겹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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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94억6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2% 줄었다. 지난 8월(2.6%) 19개월간의 마이너스 행진을 멈췄던 수출은 지난달엔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하며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집계 기간이 짧긴 하지만 단기 부진으로만 보기에 내용이 좋지 않다. 이달 1~10일 승용차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9% 급감했다. 올 1~9월의 승용차 수출 감소율(-13.9%)보다 낙폭이 컸다. 같은 기간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1년 전보다 31.2% 줄었다.

승용차를 포함한 자동차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 무선통신기기는 6% 정도다. 연관 산업까지 감안하면 비중은 더 크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야심작인 갤럭시노트7을 단종하기로 했고, 현대차는 파업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지난달 30일까지 24차례 파업을 이어왔다. 지금은 파업을 중단했지만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다시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는 2007년부터 8년간, 도요타는 2009년부터 5년간 임금을 동결했는데 현대차는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임금을 50% 이상 올렸다”며 “회사 미래를 위해 파업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쏘나타 엔진 리콜을 했고, 국내에선 에어백 결함을 국토교통부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검찰 고발까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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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와 철도 파업까지 벌어졌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철도 등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 회복 움직임이 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도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수출·생산이 부진을 겪으며 경기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국제무역 환경 역시 불투명하다. 심상렬 광운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세계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가운데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대선 결과에 따라 수출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매출 기준으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위기가 일회성이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그나마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버텨왔는데 두 기업마저 수렁에 빠지면 한국 경제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규제 완화로 기업의 경영 애로를 덜어주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제조업의 더딘 혁신이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이외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했고 현대차도 첨단 자동차 개발 속도가 경쟁사보다 늦은 상황에서 취약점을 드러냈다”며 “기업과 정부는 더 이상 안주하지 말고 제조업 혁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김기환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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