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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선미의 취향저격 상하이] ⑪ 카페 매니어를 위한 순례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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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생의 대부분을 카페에서 보냈다.”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소설가 장 폴 사르트르가 한 말이다. (나처럼) 카페에서 일하며 눈치 보는 코피스(Coffee + Office)족이라면 뒤통수로 주인의 눈총이 느껴질 때마다 이 문장을 떠올리는 게 도움이 된다. 잠시 불안에 떨었던 자신이 조금은 당당해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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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문학청년들이 다 모인 듯 진지한 분위기의 북카페다.


사르트르는 정말로 카페를 사랑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는 매일 한 카페에서 8시간을 머물렀다고 한다. 마오(마오쩌둥)주의자를 자처했으며 카페 매니어였던 사르트르라면 21세기 상하이를 무척 좋아했을 듯하다. 상하이에는 오래된 빈티지 카페부터, 문향 가득한 북카페, 과감한 디자인 카페, 트렌디한 쇼룸 카페까지 여행자의 입맛에 따라 골라갈만한 카페가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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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카페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바로 옛 프랑스 조계에 있는 앤티크 가든 카페(Antique Garden Cafe)다. 만약 상하이에 갔는데 비가 온다면, 혹은 겨울이라 날씨가 매섭도록 춥다면 이 카페로 달려갈 것을 권하고 싶다. 묵직한 나무 문을 열자마자 마치 크리스마스 이브 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옛날 화장대, 그림 액자, 유리병, 램프, 철제 선풍기 등이 1950년대로 돌아간 듯 고풍스럽다. 아무도 없는 카페 2층 창가에 앉아 따뜻한 장미차 한 잔을 마시면 하나라도 더 보려는 여행자의 욕심이 스르르 녹아 없어진다. 앤티크 가든 카페라는 이름처럼 작은 정원도 있다. 잡동사니로 어수선한 정원에서 오히려 사람 냄새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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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궈롱(장국영)도 다녀갔다는 올드 차이나 핸드리딩룸.


올드 차이나 핸드 리딩 룸(Old China Hand Reading Room)은 고전적인 분위기의 북카페다. 카페 벽면 절반을 문학, 예술 서적이 채우고 있다. 상하이의 문학도들이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독서에 몰두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곳곳에 사진 작품이 걸려있는데, 카페 주인인 유명 사진가 얼동챵의 작품이다. 그의 사촌형은 홍콩의 유명 감독 얼동성으로, 두 사람의 인맥 덕에 고(故) 장궈롱(장국영) 등 유명인도 자주 다녀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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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 여러 번 가본 사람에게는 DNA카페를 추천한다. 여자끼리 가기도 참 좋다. 제2의 신톈디를 목표로 개발한 쿨독스(The Cool Docks)에 위치하는데 디자인과 아트의 이니셜을 그대로 따온 이름값을 톡톡히 한다. 2015년에는 상하이의 온라인 미식 사이트 ‘와우 상하이(Wow! Shanghai)’에서 최고의 카페로 선정되기도 했다. 1층은 라운지로 형태로 운영되고, 2층은 아트 공간, 플라워 공간, 테라스 공간으로 구성돼 각각 다른 개성을 뽐낸다. DNA카페에서는 독특한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커피에 딸기, 초콜릿, 씨솔트(Sea salt), 바나나, 민트, 와인을 첨가해 새로운 맛을 창작해냈다. 나뭇잎 모양의 녹차 무스, 딸기 모양의 패션후르츠 무스도 여심을 정확하게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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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라이프스토어 역시 상하이에서 유행하는 쇼룸 카페 중 하나다.


반면 남심을 저격하는 카페 중에는 프로젝트 아지스(Project Aegis co) 만한 곳이 없다. 최근 상하이의 패션 브랜드들은 앞다퉈 ‘쇼룸 카페’를 선보이고 있는데, 남성 전문 패션 브랜드 프로젝트 아지스 역시 그중 하나다. 신제품을 선보이는 쇼룸에 카페를 덧입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1층은 바 형태의 커피 전문점, 2층은 쇼룸으로 운영된다. 남성 브랜드답게 1층 커피바에서는 오락기 테이블에 앉아 고전 게임을 즐기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추억의 아케이드 게임 ‘팩맨’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2층 숍에서 파는 아이템은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둘러보는 것만으로 보는 눈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프로젝트 아지스 고유의 클래식 캐주얼 제품과 패션 디렉터가 직접 고른 전세계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놨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아지스에서 몇 걸음 떨어진 젠 라이프 스토어 카페(Zen Life Store Dongping Road) 역시 쇼룸 카페다. 상하이에 뿌리를 둔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로 중국적이면서도 세련된 제품을 선보이며, 이 제품들로 꾸민 아기자기한 카페가 2층에 있다.


코피스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이 카페는 일하는 공간이 되어버렸다.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일하고 회의하기 위해 카페에 간다. 그래서일까. 여행을 가야 비로소 카페를 카페답게 즐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인생의 대부분을 카페에서 보내는 건 사르트르 같은 대문호가 아니라면 지탄받을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 중엔 뭐 어떤가. 여행의 대부분을 카페에서 보낸다는 것. 상하이에서는 특히나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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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