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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드]중국 어선은 꽃게 해적,귀한 몸 꽃게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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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전남 신안군 홍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해경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중 섬광폭음탄을 맞은 중국 어선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제공=목포해경]


가을은 수꽃게 제철이다. 먼바다에 살다가 짝짓기를 위해 연안으로 들어오는 수게가 많이 잡히기 때문이다.

지난 7~8월 금어기가 끝나면서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꽃게잡이에 나선 어민들의 한숨은 깊다.

꽃게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국내 꽃게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서해 지역 어획량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해양수산부 수산정보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10일까지 활꽃게 산지 위판물량은 300t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645t)보다 53.4% 줄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도 인천해역 전체 올 가을(9~11월) 꽃게 어획량이 2500~4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6% 줄어들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보다 수온이 올라 꽃게 생육에 알맞은 조건을 보였지만 꽃게 자원의 지속적인 감소와 과도한 어획이 이뤄지면서 최근 5년 새 꽃게 생산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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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 있는 꽃게 경매장 안에 있는 선별기에 어민들이 잡은 꽃게를 고르고 있다. 꽃게잡이 배 한척이 잡은 물량은 10㎏ 남짓에 불과했다. [사진 롯데마트]
 


◇"어획량 감소는 중국 어선 때문"

그렇다면 꽃게 어획량 감소의 원인은 뭘까. 어린 꽃게(치게) 방류 사업이 시들한 것도 한 원인이다.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이후 삼성중공업과 정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꽃게 '치게'(어린 게) 방류 사업을 진행했지만 어획량이 회복되면서 2014년 이후 거의 중단됐다.

여기에 북한 미사일 발사와 같은 남북관계 경색도 꽃게 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원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어민은 “꽃게는 다른 수산물에 비해 가격이 높아 ‘서해의 한우’라 불린다”며 “배를 매물로 내놓는 등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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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해역이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들로 뒤덮여 있다. [중앙포토]


◇'꽃게 해적' 중국 어선

최근 수년 동안 꽃게 제철만 되면 서해는 중국 어선으로 뒤덮인다.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하루 평균 출몰하는 중국 어선은 2013년 92척에서 지난해 152척으로 늘었다.

가을 꽃게철을 맞아 하루 120~130척의 중국 어선이 서해안에 몰려온다.

집계된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어민들은 말한다.

선단을 이뤄 움직이는 중국 어선이 저인망 그물을 이용해 서해 꽃게를 싹쓸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꽃게철만 되면 서해안에선 불법 중국 어선과 해양경찰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최근 서해에선 불법 중국 어선과 해양경찰 간 충돌 수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선원들이 쇠파이프와 같은 흉기를 휘두르며 저항하면 해경이 진압봉으로 방어하는 육탄전은 다른 나라 얘기가 됐다.

중국 어선의 막무가내식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때로는 조준사격도 불사하는 해경의 대응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일 인천 소청도 해역에선 중국 어선이 단속 중인 해경 고속단정을 일부러 들이받아 침몰시키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단정에 타고 있던 해경 대원은 다른 해경 고속단정에 구조돼 큰 부상을 당하진 않았지만 살인미수와 다름없는 의도적 공격이었다.

◇전쟁터로 변하는 서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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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모습. [중앙포토]

서해안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들은 철옹성이다. 해경이 배에 쉽게 올라타지 못하도록 어선 양옆에 쇠창살과 철망을 두르는 것은 기본이다.

쇠파이프나 해머ㆍ손도끼ㆍ부엌칼과 같은 각종 흉기를 던지면서 해경의 접근을 저지한다.

중국 어선의 저항은 강력한 처벌 규정 때문이다.

중국 선원들은 한국 해경에 나포되면 최악의 경우 어선을 몰수당하고 담보금도 2억원까지 내야 한다.

중국 선원의 저항으로 인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지금까지 중국어선 선원의 폭력저항으로 사망한 해경은 2명이고 부상자는 73명에 이른다.

2008년 9월 목포해경 소속 박경조 경위는 중국 선원이 휘두른 삽에 머리를 맞아 바다에 추락한 뒤 사망했다.

2011년 12월엔 인천해경 이청호 경사가 중국 선원의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에 맞선 해경이 대응 수위를 높인 것은 5년 전이다. 해경은 2011년 3월 중국 선원을 향해 처음으로 조준사격을 가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11일 서해상에서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우리 고속단정을 중국 어선이 들이받아 침몰시킨 사건과 관련해 “폭력사용 등 공무집행 방해 중국어선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공용화기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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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가고, 꽃게 도둑 오고. [박용석 만평]

◇"꽃게를 지켜라"

해양경비법 제17조는 선박 등과 범인이 선체나 무기ㆍ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사용해 경비세력을 공격할 때는 개인화기 외에 공용화기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용화기 사용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정부가 실제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공용화기 사용 적용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앞으로 폭력으로 저항하거나 어선을 이용한 고의충돌 등 단속을 위협할 경우 공무집행 방해로 전원 구속 수사할 방침도 세웠다.

또 허가없이 서해상에서 조업할 경우 몰수를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선원의 폭력저항과 한국 해경의 엄정 대응이 물고 물리면서 사태는 더 악화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정부의 외교적 해법은 문제 해결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이다.

중국 외교ㆍ수산 당국은 7월 광주에서 열린 제9차 한중 어업문제 협력회의 당시 “불법조업 단속에 대한 결심이 확고하다”면서도 “어민이나 어선 수가 매우 많아 이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물어 해경을 해체한 뒤 국민안전처에 편입시킨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인천에 있던 해양경찰청 조직을 대신해 해양경비안전본부를 신설해 지난 8월 내륙인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바다를 지켜야 할 해경은 육지로 들어갔다.

이로 인해 해경의 본래 업무 중 하나인 중국 어선 단속 업무는 뒤로 밀렸다.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에 대해 정부가 뚜렷한 근절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황금어장은 지금도 중국 어선에 점령당하고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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