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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속 미국 대선 관전기 3 -이방카를 주일대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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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워싱턴 총국장

게임은 끝났다. 미국 대선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다. 아직 한 달 남았다고? 모르는 말씀. 남은 TV토론에서 뒤집어질 일 없고, 경제지표 무너질 일 없고, 더 이상 클린턴이 실신해 비틀거릴 일도 없다. 클린턴재단 스캔들이 불거져도, 과거 월가 강연록이 공개돼도,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터져 나와도 효과 ‘0’. 남은 건 딱 하나. 얼마나 큰 차이로 (클린턴이) 이기는가다. 이상 끝.

내 생각이 아니다. ‘클린턴 우군’인 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도 아니다. 객관적으로 시장정보를 분석하는 다우존스사 ‘마켓워치’가 지난 6일 내린 결론이다. 하루 뒤에는 음담패설 녹음파일 스캔들까지 터졌다. 역시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하는 모양이다. 이젠 다른 언론들까지 “트럼프는 끝났다”고 가세하고 있다.

‘5월 트럼프, 6월 클린턴, 7월 트럼프, … 10월 클린턴’ 순으로 너무나 정확하게 진행돼 온 ‘승자 1개월 주기’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11월은 트럼프 순서다), 냉정하게 보면 현 상황에서 트럼프가 이기는 건 기적에 가깝다.

결과가 거의 굳어졌다지만 우리가 다시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일본의 미국 대선 대응법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달 중순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 와 클린턴과 55분 동안 단독 면담했다. 왜 그랬을까. 일 정부는 자체 분석 결과 클린턴의 승산을 90%로 결론 내렸다 한다. 지난달 초 시점이다. 각양각색의 대응책이 보고로 올라갔다. 아베는 한 치의 주저함 없이 ‘면담’을 택했다고 한다. 아베의 단골 슬로건 ‘여성의 사회 진출 활성화’를 고리로 ‘아베-클린턴’ 만남은 성사됐다. 놀라운 추진력이다.

하지만 내가 더 놀란 건 일본의 2차 조치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분야 최고 실력자인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NI) 국장을 조용히 접촉했다. 다만 정부는 전면에선 쏙 빠지고 플린의 관심 분야인 사이버안보 민간 업체를 초청 주체로 돌렸다. 클린턴 측을 의식한 절묘한 양다리 걸치기다. 플린은 다음주 일본을 방문한다. 그뿐 아니다. 트럼프 당선 시 장녀 이방카를 주일대사로 ‘모셔가는’ 비밀작업을 추진 중이라 한다. 일련의 움직임 모두 일선 외교관들 머리에서 나왔다 한다. ‘10%의 가능성’도 그냥 넘기지 않는 일본의 외교술은 치밀함을 뛰어넘어 창의적이다.

일본과 경쟁할 필요 따윈 없다. 하지만 우리 대미 외교에 과연 이런 창의적 추진력이 작동하고 있는가는 자문(自問)했으면 한다. 대통령이 못하면 외교장관이, 안 되면 주미대사관의 일선 외교관이라도 나서야 하는데 모두 복지안동(伏地眼動)이다. 미 대선도 그렇고 대북 문제도 그렇고 그 대응에 상상력도, 용기도 없다. 윗선 눈치보기, 면피성 보고하기(“누구누구 만났습니다”), 3년 임기 ‘무사고’로 막기에 급급한 이들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일까.


김 현 기
워싱턴 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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