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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나비 수놓은 양탄자…교토의 ‘조선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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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양탄자는 거친 짐승의 털을 촘촘히 짜 생명력이 강한 덕에 선물용으로 인기였다. 양탄자에 짜 넣거나 칠한 문양이 지금도 선명하다. 중국의 고사를 참조한 이악궁전산수도(二岳宮殿山水圖·사진 왼쪽)와 오학도(五鶴圖). [사진 경운박물관]

일본 교토에 가면 ‘조선철(朝鮮綴)’이라 불리는 직물이 대대로 내려오고 있다. 염소·양의 거친 털에 문양을 짜 넣은 조선의 양탄자인데 유형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조선’을 직물 이름으로 썼는데도 정작 한국인에게는 생소하다. 조선시대 어떤 양탄자를 썼는지, 왜 일본으로 건너갔는지 등에 관한 국내 연구 자료가 거의 없어서다.

경운박물관서 내년2월까지 전시
조선통신사 통해 일본에 전해져
귀족 집안 걸개·장식품으로 사용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에서 ‘조선철’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 ‘조선철을 아시나요’가 열리고 있다. 일본 교토 기온재단 고문인 요시다 고지로의 소장품 36점을 소개한다. 18~19세기 초 제작된 조선철이다. 새·나비·동자·사자 등의 문양이나 한국의 풍수, 중국의 고사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색감의 표현이 눈에 띈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고지로 고문은 “교토 기온마쯔리에서 수레 장식품으로 쓰인 16세기의 조선철 20여점을 포함해 총 80여점의 조선철을 소장하고 있다”며 “45년 전 조선철의 아름다움에 빠져 수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 섬유제품으로써 양탄자의 전통은 오래됐다. 삼국시대부터 우리 카펫의 아름다움이 알려져 외국에 특산품으로 전달됐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조선통신사를 통해 조선철이 일본으로 전해져 귀족 집안의 걸개나 깔개로 사용됐다. 반면 조선에서는 점차 사용이 줄어들었다. 요시다 고문은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옛 자료를 보면 조선철의 일반 사용을 금하고, 조선 국왕과 외교관계에 있는 나라의 선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한반도에서 조선철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이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조선철이 당시 일종의 사치품으로 분류됐다는 설명이다. 온돌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난방용으로 쓰이던 양탄자의 쓰임새가 줄어 든 측면도 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심연옥 교수(전통미술공예학과)는 “이번에 공개된 조선철은 한국 자수박물관에 남아 있는 ‘모담방장(짐승의 털로 만든 휘장)’ 두 점과 제직 기법이 매우 유사하고 섬유 분석 결과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양털과 염소털임이 확인된다”며 “일본의 조선철이 우리의 것이라는 실증적인 증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열린다. 02-3463-1336.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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