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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성과연봉제 논란

중앙일보<2016년 9월 27일자 30면>
귀족노조 줄파업, 철회가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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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소득 상위 1~10%에 속해 귀족노조로 불리는 직장의 노동조합이 줄파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 금요일 금융노조를 시작으로 어제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였고, 오늘은 철도와 병원을 비롯한 주요 공공 부문의 연쇄파업이 벌어진다. 업종은 다르지만 행태는 똑같다. 어려운 경영 환경에 따라 혁신이 필요한데도 오직 제 밥그릇만 지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화물연대도 조만간 파업에 가세한다. 국민을 볼모로 한 ‘파업 도미노’ 현상이다.

성과연봉제 반대를 내걸고 있는 금융·철도·지하철·병원은 국민 생활에 없어선 안 될 공공서비스다. 그만큼 처우도 좋아 고액 연봉에 대다수가 정년까지 채우는 혜택을 누리는 선택받은 분야다. 그럼에도 이들 또한 장기 침체의 회오리를 피해 갈 수 없다. 한국 경제는 수년째 2%대 성장률에 발목이 잡혀 만성적인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고용 사정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청년 실업률이 만성적으로 10%에 달하고 6개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지난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일손을 내려놓고 12년 만에 전면파업에 나섰다. 임금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연봉은 세계 차업계 최고 수준인 9313만원으로 일본 도요타 7961만원, 독일 폴크스바겐 7841만원보다 높다. 그러니 강성노조를 피해 과도하게 해외 공장을 늘린다. 해외 공장은 시장 접근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국내 생산량이 줄어 한국은 올해 자동차 생산에서 ‘글로벌 빅5’ 자리를 내주게 됐다.

공공 부문이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는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체제로 바꿈으로써 인력 구조조정을 피하고 고용 안정성을 오히려 높이는 상생의 길이다. 그런데도 이를 외면한다. 이윽고 철도노조는 오늘 9시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 지하철노조도 참여한다. 경제 현실을 외면한 파업은 결코 지지받기 어렵다. 비정규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고 실업자가 차고 넘치는 현실에서 명분도, 정당성도 없기 때문이다.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현실을 직시한다면 파업 계획을 거둬들이고 일터를 지키는 게 마땅하다.


한겨레 <2016년 9월 22일자 27면>
노동계 파업에 법적 조처만 되뇌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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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양대 노총 공공·금융부문 노조들이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 지침 폐기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상위 10%’ 정규직의 파업이라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조처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가 ‘노동개혁’이란 명분 아래 진행해 온 일련의 조처를 보면 결국 총파업에까지 이르게 한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노사정위의 9·15 합의 과정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 자율로 추진하되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평가체계를 먼저 만들기로 했으나 이를 깨고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였다. 성과연봉제 자체가 전경련이 2014년 7월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에 건의한 저성과자 해고의 전 단계 조처란 점에서 노동계의 반발은 당연한 결과다.

정부는 만연한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상황을 거론하며 ‘격차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상위 10% 노동자들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임금피크제와 성과연봉제를 한다고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건 궤변일 뿐 오히려 ‘노동의 하향 평준화’만 불러올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정부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더구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 투입된 낙하산 인사만 204명에 이른다는 국정감사 자료에서 보듯 공기업 임원진에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을 떨어뜨리면서 ‘성과’니 ‘개혁’이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정부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도 노조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바꿔도 된다는 지침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이는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꿀 경우 노조의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조항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조처다. 이런 조항이 없는 일본 판례를 인용한 대법원 판례 자체가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해야 할 노동부가 법률의 명문 규정을 무시한 채 지침을 밀어붙이고 있으니 노동자들의 불신을 받는 것이다.

양대 노총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양대 지침의 폐기를 정부에 요구하면서 정부와 여야 정당에 이를 논의하기 위한 연석회의를 제안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결자해지의 자세로 진지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논리 vs 논리
파업, 즉각 철회해야 vs 정부, 연석회의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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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와 지하철 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난달 27일 서울 수색차량기지에 철도공사 기관차들이 정차돼 있다. 김상선 기자

<단계1> 공통주제의 의미

지난 23일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철도·지하철노조 등 공공운수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갔고, 공공보건의료 부문까지 파업에 가세했다. 이번 노동계 파업의 핵심 이슈는 ‘성과연봉제 폐지’다.

성과연봉제란 기존 호봉제와는 달리 입사 순서가 아닌 능력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성과연봉제는 지난 1월 18일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공기관 개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30개 공기업에 대해선 6월까지, 90개 준정부기관에 대해서는 2016년 말까지 이 제도를 확대 도입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정부는 성과와 상관없는 공기업, 공공기관의 호봉제가 느슨한 경영과 과도한 부채, 생산성 저하를 불러오고, 현재의 임금체계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벌리고, 나아가 정규직 고용 기피 문제를 야기한다고 진단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성과연봉제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성과와 능력에 따른 보상체계가 이루어지면 조직의 생산성과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신규 채용이 늘어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견해다.

이에 반해 성과연봉제가 해고를 쉽게 하기 위한 해고연봉제이자 저성과자 퇴출제라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연봉을 둘러싼 노사 간의 자율교섭에 정부가 개입해 성과연봉제를 시행하라고 강요하는 것도 불법이라는 것이 노동계의 견해다.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공정한 평가 방식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사업주의 주관적 평가에 따라 근속·해고 여부가 결정돼 고용 안정을 해칠 뿐만 아니라 기준 없는 평가는 결국 쉬운 해고로 악용될 거라는 것도 이 제도에 부정적인 노동계의 시각이다.

<단계2> 문제 접근의 시각차

“귀족노조 줄파업, 철회가 마땅하다”라는 사설의 제목에서부터 중앙은 성과연봉제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보이는 노동계와 분명한 거리를 두고 있다.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은 어려운 경영 환경에 따른 “혁신”인데 노동계가 “국민을 볼모로 한” 밥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중앙은 이번 파업의 의미를 규정한다.

중앙은 파업의 주체인 금융·철도·지하철·병원 등의 공공 분야는 고액 연봉에 대다수가 정년까지 채우는 선택받은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청년실업률이 만성적으로 10%에 달하고 6개월 이상 취업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지난달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공공 분야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경제가 우려할 만한 상황인데도 소위 ‘귀족노조’라 할 수 있는 현대차 노조가 파업에 나선 것도 온당하지 못하다는 것이 중앙의 지적이다.

중앙은 “한국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연봉은 세계 차업계 최고 수준인 9313만원으로 일본 도요타 7961만원, 독일 폴크스바겐 7841만원보다 높다”고 구체적 수치를 밝힌다. 임금을 줄이고 강성노조를 피하기 위해 해외 공장을 늘린 결과 한국은 올해 자동차 생산에서 ‘글로벌 빅5’ 자리를 내주게 됐다는 사실도 언급하며 중앙은 성과연봉제의 목표가 생산성 향상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

한겨레는 이번 파업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노사정위의 9·15 합의 과정에서 임금체계 개편을 노사 자율로 추진하되 충분한 시간을 갖고 평가체계를 먼저 만들기로 했으나 이를 깨고 일방적으로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였다”고 말하면서, 한겨레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는 정부의 의도 자체가 노사 간의 합의를 깬 ‘간섭’으로 보고 있다.

한겨레는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실시함으로써 상위 10%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고, 이렇게 해서 생겨난 비용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쓸 수 있다는 논리가 궤변일 뿐이며 오히려 ‘노동의 하향 평준화’만 불러올 것이라고 반박하는 노동계의 주장을 소개하며,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게 사실”임을 주장한다.

미국 4대 대형 은행인 웰스파고가 큰 금융사고를 낸 후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 시스템·익스피디아, 일본의 맥도날드·미쓰이물산·후지쓰 등 굴지의 기업들이 성과급제를 폐지했다. 이는 성과연봉제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성과연봉제가 성공과 실패 사례를 충분히 검토한 후에 도입돼야 한다면 한겨레의 주장에도 설득의 무게가 실린다고 할 것이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공공 부문이 도입하려는 성과연봉제는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체제로 바꿈으로써 인력 구조조정을 피하고 고용 안정성을 오히려 높이는 상생의 길이다”라는 것이 성과연봉제를 바라보는 중앙의 분명한 입장이다. 현재의 상위 10% 노동자의 입장에서나, 평균적 생산력에도 못 미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나 성과연봉제는 분명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중앙이 성과연봉제가 고용안정성을 높인다고 한 것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노동계가 말하듯 성과에 대한 평가가 저성과자에 대한 퇴출, 즉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노동의 질 악화로 귀결되겠지만 성과에 대한 평가가 퇴출로 이어지지 않고 생산성 향상의 계기로만 작용한다는 전제하에서만 중앙의 언급은 의미를 가질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성과를 분명히 측정할 수 있는 평가의 객관적 지표가 있느냐는 것이다. 병원노조가 말하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원칙대로 검사하고 양심대로 처치하는 근로자가 돈을 못 버는 저성과자가 된다”는 문제도 성과연봉제가 빠질 수 있는 함정 중의 하나다.

한겨레는 “금융권에 투입된 낙하산 인사만 204명에 이른다는 국정감사 자료에서 보듯 공기업 임원진에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을 떨어뜨리면서 ‘성과’니 ‘개혁’이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임을 강조한다. 7조원의 국민 세금을 집어삼킨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경영 뒤에는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이라는 문제가 있었음을 고려할 때 노동계나 한겨레의 지적이 ‘지적을 위한 지적’이 아님을 새겨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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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일
배문고 국어 교사

성과연봉제 이사회 의결의 근거로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면 노조의 동의 없이도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 가능하다는 취업규칙 지침이 활용됐다. 한겨레는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바꿀 경우 노조의 동의를 받도록 명시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94조 단서조항을 거스른다는 점을 지적한다. 파업을 불법이라 규정하는 정부의 입장에 대해 양대 노총이 이를 논의하기 위해 연석회의를 제안한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한겨레는 제안하고 있다.

김보일
배문고 국어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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