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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버티면 교체 불가, 자진 사퇴해도 시간이 없다

미국 대선에서 초유의 후보 교체론이 등장했다. 시사 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대선후보로 지명된 뒤 대선을 앞두고 후보를 교체한 경우는 전무하다. 민주당이 1972년 부통령 후보의 우울증 병력 때문에 후보를 교체했고, 1912년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가 대선 직전 병사한 경우는 있지만 대선후보를 바꾼 적은 없다.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공개된 후 공화당 내에선 트럼프의 후보 사퇴와 교체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미국 대선 시스템에선 전례가 없는 일이라 혼돈이 계속된다. CNN은 당 내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트럼프의 사퇴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후보 바꿀 수 있나
미 대선 후보 교체 전례 없어
부재자 투표용지 인쇄 끝나고
사전투표수 이미 40만 명 넘어

하지만 트럼프가 사퇴를 거부할 경우 트럼프가 아닌 다른 이로 바꿀 방법은 마땅치 않다. 공화당 당규 9조에 따르면 ‘사망과 사퇴, 그 밖의 이유’로 후보 공백이 발생할 때 RNC가 교체 후보를 낼 수 있다. 트럼프 본인이 거부하면 당이 강제로 몰아낼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당규를 바꿔 교체 후보를 정하면 되지만 이를 위해선 전당대회 등을 열어야 해 시간적으로 촉박하다. 실제로 당규를 변경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설명했다.

72년 민주당이 부통령 후보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공화당과는 다른 당규 때문이었다. 당시 민주당의 조지 맥거번 대통령 후보는 부통령 후보였던 토머스 이글턴의 우울증 치료 경력이 드러나자 전직 대사였던 사전트 슈라이버로 교체했다. 전당대회에서 부통령 후보를 지명한 지 18일 후였다. WP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국위원회 위원장이 특별 회의를 소집해 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우여곡절 끝에 트럼프가 전격 사퇴해도 공화당의 대선 전략은 심각하게 차질을 빚는다. 투표 용지에 인쇄된 트럼프 대신 다른 후보의 이름을 올려야 하는데 군인 및 해외 거주 부재자 투표 관련 법에 따르면 연방선거 45일 전에 투표용지를 배포해야 한다. 이 시한은 이미 지났다. 일부 주에서도 투표용지를 변경할 수 있는 기한을 넘겼다. 타임에 따르면 콜로라도주는 후보자 이름을 선거일 60일 전에 담당 기관에 통보해야 한다. 아이오와주는 선거일 81일 전이고 오하이오주는 90일 전이다.

후보를 교체한다 해도 공화당은 주별로 소송을 걸어 투표용지를 변경하는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를 반대할 게 분명해 곳곳에서 양당의 진흙탕 소송전이 불가피해진다. 공화당은 현재 조기투표(사전투표)가 진행 중이라 사표도 감수해야 한다. WP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트럼프가 오늘 밤 사퇴를 선언한다 해도 트럼프 이름은 투표용지에 남아 있게 된다”며 “소송을 통해 이름을 변경해도 이미 행사된 표는 끝났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표 집계 웹사이트인 ‘일렉션프로젝트’를 인용해 우편·부재자 투표 등을 통해 이미 40만 명의 유권자가 투표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여기엔 미국 대선의 3대 경합주인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공화당의 현직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이 후보 사퇴·교체론을 요구하는 이유는 11월 8일 대선 때 상·하원, 주지사 선거가 함께 치러지기 때문이다. 하원의원 전원(435명)과 상원의원의 3분의 1(34명), 12개 주지사 선거가 있다. 따라서 트럼프의 패배는 같은 날 공화당 의회 권력과 지방권력의 동반 몰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후보교체론은 그래서 실현 가능성에 관계없이 공화당이 대선을 포기하고 총선과 지방선거에 집중하겠다는 극약 처방이나 다름없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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