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뉴스 속으로] 창덕궁~수원 화성 “정조대왕 납시오”…말 368마리, 3093명 ‘한류 퍼레이드’

1795년 윤 2월 정조는 한양(서울) 창덕궁을 떠나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수원 화성 융릉(隆陵)까지 능행차를 떠났다. 장장 47.6㎞의 대장정이었다. 당시의 능행차가 8∼9일 이틀간 재현된다. 그동안 수원시가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도 구간에서 부분적으로 20회 재현했고 서울시는 2007년 창덕궁∼노들섬 구간만 부분 재현했다. 전 구간을 재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사 이미지
출궁하는 창덕궁과 도착지인 수원 화성이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동시에 등재된 이후 19년 만에 하나의 선으로 잇게 되는 것이다. 무려 221년 만이다. 시민운동으로 인연이 깊은 박원순(60) 서울시장과 염태영(56) 수원시장이 의기투합해 전 구간 능행차 재현이 성사됐다고 한다.

정조 능행차, 221년 만에 전 구간 재현

이번 재현 행사는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근거했다. 이틀간의 재현에 모두 3093명과 368마리의 말(서울은 1239명과 말 168마리, 수원은 1854명과 말 200마리)이 동원됐다. 군인·학생과 일반 시민, 자원봉사자 등이 참여했다. 이들이 입은 의상은 의궤대로 복원해 방송사 사극 촬영 때 입던 옷을 빌린 것이다. 예산은 서울시가 13억원, 수원시가 18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완판’ 재현 능행차는 서울 강북과 강남구간(21.2㎞), 경기도 안양·의왕·수원 구간(26.4㎞)으로 나눠 이틀간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사 이미지
능행차 재현은 8일 오전 8시30분 창덕궁 앞에서 능행차 안전과 무사 복귀를 비는 출궁(出宮) 의식으로 시작한다.

이어 경기감사(현재의 도지사) 서유방이 선두에 서서 “길을 비켜라”고 외치며 첫발을 내딛는다. 우의정 채제공이 무리를 이끌고, 가마를 탄 혜경궁 홍씨(정조의 어머니)가 뒤를 따른다. 그 뒤에 말을 탄 정조와 여동생인 청연·청선 공주가 선다. 정조의 호위부대인 장용영이 정조 뒤를 지킨다.

서울시는 정조와 혜경궁 홍씨 등의 대역을 지난 9월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배우 이광기(강북 구간)와 배우 한범희(강남 구간)가 정조 역을 나눠 맡는다.

서울 강북 구간은 창덕궁에서 한강 노들섬까지 10.39㎞다. 한강 이촌지구에서 노들섬까지 길이 330m, 폭 10m의 배다리로 연결한다. 조선시대에는 나무와 철제 소재로 배다리를 시공했다. 이번에는 안전과 예산 절감을 위해 인근 공병부대의 협조를 받아 부교(浮橋)를 설치한다. 시민들도 배다리 도하 체험이 가능하다.

노들섬에 ‘능행차 주제 전시관’이 마련됐다. 정조대왕이 한성판윤(현재의 서울시장)에게 나막신을 하사하는 상황극도 한다.

서울 강남 구간은 교통량이 많아 노들섬 인근 노량진 옛 정수장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한다. 시흥행궁(行宮)터에서 궁중복식 종이접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수원 구간은 이틀째인 9일 오전 9시 금천구청에서 출발해 1번 국도를 따라 이동한다. 안양역과 의왕 기업은행 네거리에서는 포토존 ‘나도 정조대왕’, 시민들이 왕에게 호소하는 ‘백성상언(上言)’, 시민들에게 쌀을 나줘주는 ‘시미(施米) 의식’도 진행된다.

오후 2시쯤 노송지대(수원시 정자동)에서 정조 맞이 풍물놀이와 타악 퍼포먼스가 열린다. 장안문에 도착하면 정조가 황금갑옷으로 갈아입는 ‘황금갑옷 착장식’이 열린다.

화성행궁 광장에서 정조를 음해하려는 자객과 호위부대 장용영의 결투 장면도 볼 수 있다. 능행차의 마지막 도착지인 연무대에서 용승천 퍼포먼스가 진행된다. 정조의 효와 애민사상이 왕권 강화로 승화되는 모습을 상징하는 공연이다.

능행차가 진행되는 동안 구간별로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 서울 강북 구간은 8일 오전 8시30분부터 낮 12시까지 구간별로 15분 간격, 강남 구간은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구간별로 7분 간격으로 통제된다. 수원 구간은 9일 오전 9시~오후 6시40분에 10~20분 간격으로 통제된다.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역사적 고증으로 사상 처음 재현되는 전 구간 능행차가 서울을 대표하는 퍼레이드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근 수원1부시장도 “능행차 전 구간을 완벽하게 재현해 대표적 한류 퍼레이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 BOX] “난 사도세자의 아들” 아버지 권위 회복시킨 정조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효심은 지극했다. 1776년 정조는 왕위에 오르면서 신하들에게 “나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다”고 선언했다. 뒤주 속에 갇혀 죽은 아버지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정조는 1789년 천하의 명당이라는 화산(花山) 아래에 아버지를 위해 현륭원을 조성했다. 1795년 윤 2월에 수원 화성으로 떠난 능행차도 아버지의 권위를 높이기 위한 이벤트였다. 화성은 정조가 현륭원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신도시였다.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수원 화성에서 개최한 것도 사도세자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정조는 어머니의 회갑연을 한 뒤 가난한 백성들에게 쌀을 나눠주면서 ‘혜경궁의 뜻에 따른 조치’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정조는 사도세자의 회갑일을 맞아 경모궁(景慕宮)에서 제사를 올릴 때 혜경궁이 참석하도록 했다. 사도세자와 혜경궁의 지위를 국왕과 왕비로 격상시키려는 의도였다. 1899년 사도세자는 장조(莊祖)로 추존되고 현륭원은 왕릉으로 격이 높아져 융릉(隆陵)이라고 고쳐 불렀다.

수원·서울=임명수·조한대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