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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위 조연' 불펜포수 이석모의 특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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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텔레콤]








 

야구 선수들과 똑같이 유니폼을 입고, 같은 장비를 차고, 함께 굵은 땀방울을 흘리지만 늘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SK와이번스 불펜포수 이석모(26).

구단 소속의 유명 투수들이 등판하기 전 반드시 찾는 사람. 선수가 아닌 훈련 보조원 신분인 그는 때론 타자들에게 볼을 던져주기도 하고, 선수들의 전력을 분석하기도 한다. 불펜포수는 이 모든 일을 하루 종일 묵묵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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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텔레콤]


“석모야 고마워!”

숨은 ‘명품 조연’ 이석모는 9월 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구단 입단 8년 만에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의 ‘1000경기 출장’을 축하하는 깜짝 이벤트를 구단과 선수, 그리고 SK텔레콤이 함께 준비한 것이다.

경기 전 덕아웃에 앉아있던 그의 눈앞에 들어온 전광판, 이석모 불펜포수만을 위한 특별 영상과 선수들의 축하메시지… 1만 명이 넘는 관중들은 그라운드에 불려나간 이석모에게 격려의 박수와 환호성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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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텔레콤]
그의 일과는 오전 9시 모든 훈련 장비를 세팅하면서 시작된다. 중간중간 전력 분석을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하고, 선수들과 편하게 대화하며 긴장을 풀어주기도 한다. 시즌 동안에는 하루에 평균 300개의 공을 받는다는 불펜포수. 피칭, 캐치볼도 해주고, 배팅 볼도 던져야 한다. 전지 훈련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훈련과 관련한 모든 일을 다 도맡아서 해야 한다.

“투수는 시합 전에 예민하고 집중하려고 아무 말도 안 해요. 표정도 굳고. 그러니까 되려 저희는 항상 밝아야 해요. 파이팅도 해주고. 공 좀 안 좋은 거 잡아도, 이거 좋다. 좋다 해주는 거죠. 엉덩이도 한번씩 쳐주고. 파이팅 넣어주는 거죠. 이 타자가 포크 볼을 잘 치는 타자고 못 치는 타자 이런 게 구분이 가는 거에요. (직접 받아보니까) 그러니까 어떤 선수랑 붙여놓아야 할지 감이 오는 거죠. 시합 전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어요.”

본인과 맞춰본 투수가 공을 잘 던지면 기분이 제일 좋다는 이석모. SK와이번스의 많은 선수들은 늘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불펜포수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다.

“어떻게 보면 불펜포수는 선수 뒷바라지 해주는 거잖아요. 사실 오래 잘 못 버텨요. 자기도 선수였는데 억울해하는 사람도 있고 체력도 딸리고. 선수들한테 인정 못 받는 것도 힘들어하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불펜포수로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면 관두는 경우가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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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텔레콤]

그는 인터뷰 도중 어깨에 생긴 시커먼 멍을 보여줬다. “연습을 하다 보면 사인 미스가 많이 난단 말이에요. 공을 받는데 이게 사인미스 때문에 맞아서 핏줄이 터진 거에요. 이것도 제가 일요일에 맞은 건데 원랜 손도 못 들었어요. ‘내일도 받아야 하는데…’ 전 이게 당장 걱정인거죠. 아프다고 티내면서 다른 사람이 받게 되면 안돼요. 투수들이 중간에 포수 바뀌는걸 싫어하거든요. 연습하고 던지는데 리듬 깨지니까. 전 아파도 내일을 준비하는 거죠.”

야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때도 있었던 이석모.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보이지 않는 자리라 섭섭할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괜찮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 구단이 성적이 안 좋으면 기분이 쳐지고, 힘들 때면 ‘언젠가는 잘 될거다’라며 선수들을 다독인다”고 말한다.

“저는 그냥 선수들이 많이 찾는 불펜포수로 남고 싶어요. 저도 꿈 꿔왔던 게 야구선수고, 지금도 야구 선수 공 받고 이런 게 좋거든요. 필요한 거 없어요. 지금처럼 갔으면 좋겠어요.”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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