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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적 경찰력 vs 살상용 폭력행위…물대포 사용을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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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광화문광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를 향해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일부 시위대엔 직사로 발사돼 `과잉진압` 논란이 일었다. 백남기 농민 또한 이날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사진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5일 “경찰의 시위진압용 물대포에 물 공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 경찰의 살수차 사용 논란이 재점화했다. 불법·폭력 집회를 통제하는 경찰 본연의 역할을 방해하는 조치란 입장과 박 시장의 ‘물 공급 중단 선언’을 계기로 살수차 사용의 폭력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현재 경찰은 광화문이나 서울역 등 주요 장소에서 대형 집회가 열릴 경우 관할 소방서에 소화전 사용 협조를 구해 살수차를 사용하고 있다. ‘행정청은 원활한 행정 업무 수행을 위해 서로 협조해야 한다’는 행정절차법 제7조에 따른 합법적 요청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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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이 광화문광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위대를 향해 캡사이신이 섞인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일부 시위대엔 직사로 발사돼 `과잉진압` 논란이 일었다. 백남기 농민 또한 이날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사진 뉴시스]

문제는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을 계기로 경찰이 합법적인 행정절차를 통해 살수차를 동원한다 해도 그 사용 과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심각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점이다. 실제 야3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5일 백남기 농민에게 사용한 살수차 운영지침과 시위 대응 규정 위반 여부 등을 골자로 한 상설특검법안을 제출했다. 이와 함께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살수차를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경찰장비’로 규정하고 옥외 소화전을 연결해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소방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시민단체들도 시위대 해산을 유도하기 위한 살수차 사용 자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달 29일 경찰청 앞에서 ‘물대포 추방’을 주제로 한 플래시몹을 열었고, 백남기투쟁본부 또한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살수차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살수차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경찰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살수차 사용을 금지할 경우 불법·폭력집회가 발생했을 경우 정상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광화문 지역을 관할하는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출신의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는 집회에 다짜고짜 살수차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다. 살수차를 없애는 방법은 경찰에게 무작정 ‘물대포 금지’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시위대가 스스로 건전하고 합법적인 시위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원순 “경찰 물대포에 서울시 소화전 물 못 쓰게 할 것”

경찰청에서 집회관리를 담당하는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백남기 농민 사건의 경우 당시 경찰 대응과 관련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문제 삼아 살수차 사용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집회결사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다른 시민들이 불법·폭력집회로 인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 또한 경찰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인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또한 “살수차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경찰이 불법 폭력 시위를 방치해 직무유기 하도록 유도하는 셈이다. 치안 및 집회 관리라는 경찰 고유 임무에 영향을 줄 수 있는만큼 신중하게 생각해야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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