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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종이폭탄 '삐라' 특별전

귀순시의 행동요령을 설명한 삐라. (미군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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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명했던 한국전쟁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전투는 심리전이었다. 그 중 적군의 마음을 흔들었던 무기는 바로 종이 한 장 ‘삐라’였다. 북한병사에게 음식과 치료를 약속해 귀순할 것을 권유하고 내부 갈등을 유발하는 내용으로 사기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한국전쟁 당시 남북한과 유엔, 중국 등 교전 당사자 간에 심리전 매체로 광범위하게 활용됐던 '삐라'를 한곳에 모은 전시가 지난 13일부터 부산 임시수도기념관에서 열리고 있다. 삐라는 전단, 광고, 포스터 등을 가리키는 영어 'bill'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말이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한반도에는 한국·유엔이 제작한 삐라 660여 종류의 25억장과 북한·중국이 제작한 367종류의 3억장 등 모두 28억장 가량의 삐라가 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한국·유엔 측 삐라 뿐 아니라 생산량이 적어 희귀한 중국·북한 측 삐라도 다수 출품됐다.

당시 삐라에는 안정된 의식주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자극하는 내용이 담겼다. 고향에 남겨진 가족을 상기시키고, 이간질이나 폭로, 비방, 위협 등으로 내부갈등을 유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신념에 대한 의구심과 추위, 동상, 죽음 등에 대한 공포감을 불러일으켜 적의 사기를 떨어뜨려 투항하도록 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다. 귀순 때 소지하면 신변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안전보장증명서'(Safe Conduct Pass)나 통행증, 귀향증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투항 권유 삐라도 있었다. 그 밖에 '한강 도하 금지' 등 군사작전에 앞서 민간인 통제를 위한 경고와 '서울탈환', '평양 점령' 등 유리한 전황을 선전하기도 했다. 무기(군수물자) 의료체계 등 유엔군의 우월성 강조 등의 내용을 담은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삐라들이 만들어졌다.

전시회는 '한국전쟁과 종이폭탄 삐라', '살려면 지금 넘어오시오', '둘 중 하나를 택하라'의 3개 장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120여 점의 삐라에는 부산박물관 자체 소장품도 있지만, 근대사료 수집가인 김영준 선생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김한근 소장 등 전문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대여받은 전시품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임시수도기념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다양한 메시지를 통해 적군의 공포심을 유발하고 사기와 전의를 잃게 하는 위협적인 무기이자, 냉전시대의 상징물인 삐라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삐라에 담긴 대립과 반목의 메시지를 넘어 전쟁 종식과 평화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무료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12월 18일까지며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글=오상민 기자 oh.sa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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