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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 빼고 다 나누자"…높았던 대학간 장벽, 무너뜨릴 수 있을까

높게만 보였던 대학간 장벽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 대학 간 ‘셰어링’(공유ㆍ共有) 바람이 불면서다.

도서관서부터 학점교류·공동연구까지…"졸업장 빼고 다 나누자"
서울권 23개 대학, '공유대학' 설립 목표

최근 부산 사립대인 동서대와 경성대는 지난달 “양 대학의 캠퍼스·강의·교수를 공유하겠다”며 ‘대학간 협력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도서관ㆍ스포츠시설ㆍ공연장 등 학내 인프라 공유에서부터 공동연구센터 설립 등이 계획에 담겼다.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줄여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라고 말했다. 부산대 전호환 총장도 지난달 7일 열린 국공립대 총장 모임에서 "유사중복학과를 줄이고 교류를 넓혀 종국에는 지역별로 국립대가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 부는 공유 바람
서울에서도 공유 바람이 거세다. 지난 1월 건국대·이화여대·한국외대·가톨릭대·서강대·서울과기대 등 서울권 23개 대학은 올해 1월 대학 간 학점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시작으로 향후 광역화된 학점교류 시스템과 타대학 교수간 공동 연구 프로젝트 등 광범위한 '공유 생태계'까지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용구 공유대학추진단장(전 중앙대 총장)은 “학생들이 원하면 자기 학교 졸업 학점의 2분의 1 내에서 얼마든지 타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만들겠다”며 "졸업장 빼고 모든 걸 나눠 종국에는 한국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학점교류 뿐 아니라 대학이 가진 원천 기술에 있어서도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광주지역 6개 대학은 교육부로부터 연합 대학기술지주회사 인가를 받았다. 대학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의 산학협력단으로부터 기술을 출자 받아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다. 지역연합 대학기술지주회사는 총 6곳(48개 대학)으로, 수도권을 포함해 최근 3년새 4곳(38개 대학)이 인가를 받았다.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 석종현 주무관은 "연합해 인가를 받을 경우 자회사를 꾸리기 위한 자본금 확보가 쉽다. 한 대학만 인가를 받을 때에 비해 지자체의 투자를 받기에도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캠퍼스 공유서부터 교수간 공동 교육도
대학계의 이같은 '셰어링' 흐름은 당장 대학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 교수는 “등록금은 동결되고 입학정원까지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에서 공유를 통한 비용 절감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학 등록금은 5년 넘게 동결되고 있다. 대학 정원 또한 꾸준히 줄고 있다. 유은혜(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교육부의 '2013~2018년 전국 권역별 정원 감소통계'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까지 일반대·전문대 입학정원이 총 4만 여명이 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입 정원이 49만여명이지만 학령인구가 줄어 늦어도 2018년에는 대입 정원보다 고교 졸업생이 더 적어진다.

물론 대학 간 높은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학점 교류의 경우, 대학간 학점 평가 시스템에서부터 지출 비용(등록금) 등 대학별 체계가 대부분 다르다. 이 때문에 기존 학점 교류는 계절학기에만 6학점 이내로 수강하게 하는 등 제한적으로 시행돼왔다. 각 대학의 이해관계를 조율해가면서 '공유 생태계'를 추진할 '컨트롤타워'도 없다.
 
대학간 교류 위해 넘어야할 산 많아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또한 걸림돌이다. 학생의 선택을 받지 못한 학문은 구조조정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앙대·인하대 등 일부 대학은 정부의 재정지원사업(프라임사업) 선정을 위해 무리한 학과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반발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용구 공유대학추진단장은 “사회적으로 수요가 덜한 학문이라도 대학에서는 유지해야 하는 학문이 있다. 이들은 타 학교 학과와 공동으로 교육 프로그램이나 연구를 진행하도록 해 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훈 교수는 "한 대학이 가진 역량만으로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추세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배 교수는 "교류 대학의 교육적 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학생들의 대학간 이동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용 절감 차원에서만 추진한다면 실질적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 교수는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은 특정 지표를 기준으로 각 대학이 각개분투하게 만든다"며 "재정지원사업 선정시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노력한 대학도 지원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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