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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가서 공부해라” 탈북의 진화

#1. 서울 소재 명문대에 다니는 24세 김모씨는 2011년 고향인 함경도에서 중국을 거쳐 서울에 왔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북한에서도 집안은 유복한 편이었으나 한국의 정보기술(IT)을 배우고 싶은 꿈이 있었다”며 “부모님도 ‘남조선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실컷 하라’고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당국에 김씨를 “중국에서 사고사했다”고 신고했다. 김씨는 북한에 있는 부모의 안전 문제로 대학 등의 익명 처리를 원했다.

북 엘리트, 자녀 내려보낸 뒤 “중국서 사망” 신고
“당·정·군 모두 이탈 증가”…김일성대 출신만 30명
“베이징서 탈북 북 간부, 국내 들어와 조사받는 중”

#2. 중국에서 대북사업을 하는 A씨는 베이징(北京)에서 최근 북한 노동당 간부를 만났다. A씨는 “노동당 간부가 ‘조선은 침몰하는 배 같다. 내 아이 하나 내려 보낼 테니 선생이 좀 챙겨 달라’고 부탁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그런 부탁을 하는 북한 엘리트층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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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패턴이 변하고 있다. 먹고사는 문제로 인한 생계형 탈북이나 정치·이념형 탈북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가족과 함께 동반 탈북하는 이민형 탈북으로 패턴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민형 탈북 가운데 자녀만 남측으로 보내는 ‘유학형 탈북’도 늘어나고 있다.

외교관 같은 엘리트층의 탈북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지난달 베이징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간부 2명이 가족과 함께 탈북·망명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본지 10월 5일자 1면>

정보 당국 관계자는 5일 “탈북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구체적 사실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국내에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명 중 한 명은 내각 보건성 1국 출신이다. 보건성 1국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가족의 전용의료시설인 평양 봉화진료소를 관장한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5일 본지 보도와 관련, “북한 정권 내부의 최측근이 탈북하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이들의 신분 등을 감안할 때 이번 탈북 역시 이민형 탈북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7월 망명한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의 태영호 공사의 탈북 동기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과 자녀의 장래 문제”(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였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런 경향을 ‘탈북의 일상화’ 국면에서 나타나는 ‘아노말리(anomaly·변이) 현상’으로 풀이했다. 김 교수는 “대북제재로 절박해진 북한이 해외 체류 엘리트 계층에 외화벌이 압박을 높이고 이에 따라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늘어나는 변이 현상이 생겼다”며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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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 북한 인구는 약 2515만 명이다. 지난 8월 말 현재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수는 2만9688명(통일부)에 달한다. 탈북 후 제3국에 체류하는 이들은 20만~30만 명으로 추산된다. ‘탈북의 일상화’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 군 출신 탈북자는 “북한에선 탈북하는 이들을 다 잡으려면 감옥이 모자란다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엘리트 출신 탈북자들의 상징인 김일성종합대학 한국 동창회도 최근 30명까지 회원이 늘었다. 이 모임을 이끄는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정·군에서 모두 탈북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엘리트층이 생사를 걸고 탈북한다는 것은 북한의 핵심 골간에 균열이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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