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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쓰나미 온 줄 알았다”…태화강변선 차 수십 대 잠겨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남부지방을 강타하며 최소 4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주택· 차량 침수가 줄을 이었고 여객선·항공기는 발이 묶였다. 정부는 피해 지역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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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5일 남부지방에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방파제를 넘은 파도에 휩쓸려 도로로 올라온 물고기가 잡히기도 했다. [트위터],

태풍으로 부산에서만 3명이 숨졌다. 이날 오전 강서구 대항동 방파제에서 어선 결박 상태를 확인하던 주민 허모(56)씨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수영구 망미동 주택가 2층 옥상에서 강한 바람에 박모(90) 할머니가 1층으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영도구 동삼동 고신대 캠퍼스 공사장에 있던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인부 오모(59)씨가 숨졌다. 오후 1시10분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입구에서 60m가량 떨어진 도로변에서 최모(6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항 2부두에서 5.4t급 어선 선장 송모(42)씨가 배 사이를 건너다 바다에 떨어져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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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18호 태풍 ‘차바(CHABA)’의 영향권에 든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에서 방파제를 넘은 바닷물이 쓰나미처럼 밀려와 거리를 덮치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부산에서 3명, 울산에서 1명이 사망하고 제주와 울산, 경주에서 1명씩 실종됐다. [사진 부산경찰청]

해안 매립지에 건립된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 일대는 바닷물이 방파제를 넘으면서 쑥대밭이 됐다. 집채보다 큰 파도가 연이어 5m 높이의 방파제를 훌쩍 넘으면서 바닷물이 방파제에서 30여m 이상 떨어진 도로에 넘쳐 흘렀다. 일대 도로는 순식간에 성인 무릎까지 물이 차올라 차량이 침수되거나 파도에 휩쓸릴 위기를 겪었다. 도로에는 파도에 휩쓸려 온 흙과 인도에 깔아 놓은 보도블록 수백 장이 떨어져 있었다. 일부 가로수는 뿌리째 뽑혔다. 바다와 가까운 상가 1층의 외부 유리창 상당수가 깨지기도 했다. 특히 바닷물이 빠지면서 도로에는 노래미·쥐치·감성돔 같은 물고기들이 나뒹굴었다. 시민 류모(35)씨는 “바닷물이 도로에 넘쳐 고층으로 피신했는데 쓰나미가 온 줄 알았다”며 “물이 빠진 도로에서 시민들이 물고기를 잡 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영도구 태종대 자갈마당의 포장마차 30여 개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
 
부산 다대항 동쪽 방파제 일부와 감천항 서쪽 방파제 일부가 부서졌다. 부산시 동구 범일동 모 병원 인근의 높이 27m짜리 주차타워가 붕괴돼 주차타워 안에 있던 차량 4대와 주변에 주차된 차량 3대 등 7대와 인근 2층짜리 주택 일부가 부서졌다.

6일 개막하는 부산국제영화제 때 핸드프린팅 행사, 감독과의 대화, 배우 인터뷰 등을 위해 해운대해수욕장에 설치된 ‘비프빌리지’가 무너졌다. 부산영화제 측은 “장소를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으로 옮겨 예정된 행사를 차질 없이 치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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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태화강 인근 아파트 주차장의 차량들이 범람한 물속에 뒤엉켜 있다. [독자 김용정씨]

울산 태화강엔 낮 12시40분 홍수 경보가 발령됐다. 2002년 태풍 ‘루사’ 이후 14년 만이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울산에는 오전 0시30분부터 오후 1시58분까지 266㎜의 비가 내렸다. 10월 기준으로 1945년 151㎜ 이래 71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이다. 낮 12시50분 태화강 수위는 5.58m를 기록해 홍수경보 수위(5.5m)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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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반구동 일대가 침수돼 시민들이 가슴까지 차오른 흙탕물을 헤치며 대피하고 있다. [트위터],

태화 강변의 국밥집 주인 박경미(44)씨는 “ 태화강 둔치 축구장 골대가 넘어지고 차들이 둥둥 떠다녔다. 강물이 넘치겠구나 싶었는데 둑을 몇 ㎝ 남기고 비가 그쳤다”고 말했다. 이날 울산 약사천과 유곡천이 범람하면서 종합운동장 일대 등의 도로·주택 침수 피해 126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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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울산시 양정동 현대자동차 울산 2공장은 침수 피해를 입어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 1, 2공장도 태풍 차바로 공장 생산라인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현대차는 엑센트 등을 생산하는 1공장이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생산라인이 멈췄다. 싼타페와 아반떼 등을 생산하는 2공장은 직접적인 침수 피해를 봤다. 2공장은 오전 11시부터 공장 내부에 발목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이날 오후 10시 현재까지 생산이 중단됐다. 이번 태풍으로 울산이 큰 피해를 본 데는 태화강 수위가 홍수경보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주변 저지대가 침수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태화강은 울산의 중심부를 동서로 가로지른다. 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내려 짧은 시간 동안 집중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경남 거제시 의 대우조선은 정전으로 이날 오전 작업을 하지 못하고 근로자들이 조기에 퇴근하기도 했다.
 
지진 피해 지역인 경북 경주는 태풍 피해로 겹고통을 겪고 있다. 지진 피해가 심했던 경주시 내남면 도로와 농경지가 침수됐고, 황남동 한옥지구에서는 주택 상당수가 누수 피해를 봤다. 외동읍에서는 산사태와 소하천 둑이 무너졌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전남 7개 시·군의 농경지 1183㏊가 물에 잠겼다. 울산·제주 등에서 차량 950여 대가 침수됐다. 제주·전남·경남 등에서 21만9863가구가 정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부산·전남·제주 등에서 2704개 학교가 휴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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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5일 오후 5시 현재 총 21건의 문화재(국가 지정 11건, 시·도 지정 10건)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제주도의 피해가 컸다. 성읍민속마을(중요민속문화재 제188호) 내 16채의 초가이엉 등이 훼손됐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도 물에 잠겼다. 경부고속철(KTX) 신경주역~울산역 간은 단전으로 한때 멈췄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9시 이후 공항 가동이 정상화된 이후 10시28분쯤 첫 항공기 운항이 시작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날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특별재난지역 지정 요건을 보고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울산·경주·제주=황선윤·강승우·최은경·김윤호·최충일 기자, 천인성·채윤경·장성란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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