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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게임 끝판까지 이겨, 몽골에 나무 한 그루 기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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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형식(31)씨는 요즘 틈날 때마다 걷는다. 마을버스로 세 정거장 거리인 지하철역에서 집까지 가는 길도 ‘도보’를 선택한다. 매일 1만 보 이상 걷는 건 기본이다. 그렇게 김씨는 2주째 매일 ‘다이어트 겸 기부’를 한다. 그가 걷는 발걸음 수만큼 일정 금액이 희귀 난치병 환자들의 치료비로 쓰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기부로 함께하는 삶
아기나무 구출 게임 앱 ‘트리플래닛’
세계 사막화지역 숲 만드는 데 기여

10m 걸을 때마다 포인트 ‘빅워크’
소아암 환자 치료비 보탤 수 있어

클릭만 해도, 사진만 올려도 OK
디지털 시대 맞춤 후원방식 봇물

대학생 이종민(24)씨는 최근 새로운 게임 하나를 알게 됐다. 이 게임에서 이씨는 여러 재난몬스터로부터 아기 나무를 구해내야 한다. 게임 ‘끝판왕’까지 모두 무찌른 이씨가 아기 나무를 지키는 데 성공한 순간 실제 캄보디아에도 나무 한 그루가 심어졌다.

기부가 진화하고 있다. 자선 모금함에 동전을 넣고, 구호단체 계좌로 기부금을 후원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부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접목시키면서 김씨와 이씨의 사례처럼 ‘일상에서의 기부’도 가능해졌다. 기부는 하고 싶지만 비영리단체(NPO) 등을 통한 정기 후원은 부담스럽고, 스마트폰 등 온라인 환경에 익숙한 이들에게 특히 안성맞춤이다.

스마트폰 앱 ‘빅워크’는 걷기만 하면 기부가 되는 앱이다. 구글플레이 스토어 등을 통해 앱을 실행하면 이동거리 10m당 ‘1눈’이 쌓인다. 1눈은 1원으로 환산돼 쌓인 눈만큼의 금액을 기부할 수 있다. 기부 대상은 빅워크에 프로젝트를 의뢰한 기업이나 단체들이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100만 눈 이상 모일 시 소아암 환우들을 위한 단체에 10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 여기에 사람들이 발걸음을 보태는 방식이다. 걸으면서 내 칼로리가 얼마나 소모되고 있는지도 보여주기 때문에 다이어트나 운동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연진 빅워크 매니저는 “개인들의 작은 움직임이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게 앱의 설립 취지이자 목표다”며 “현재 57만~60만 명 되는 회원들이 ‘걷는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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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끝판’까지 깼을 때 진짜 나무 한 그루를 심을 수 있는 앱도 있다. 앱 ‘트리플래닛3’는 각종 재난몬스터로부터 아기 나무를 구출해 내는 모바일 게임이다. 앱을 실행하면 먼저 몽골·중국·캄보디아 등 현재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들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사용자에게는 ‘홍수나 미세먼지 몬스터들을 막아 아기 나무를 지키라’는 미션이 주어진다. 이후 각종 무기를 이용해 아기 나무를 공격하는 몬스터들을 없앤다. 이렇게 지킨 아기 나무는 실제로 해당 지역에 심어진다. 기부된 아기 나무들이 모여 숲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통해 사진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앱 사용자에게는 개인 e메일로도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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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래닛이 게임으로 중국 닝샤 자치구에 만든 숲(오른쪽). 왼쪽은 3년 전 모습. [사진 트리플래닛]

트리플래닛3를 만든 트리플래닛은 전 세계 각국에 나무를 심는 사회적 기업으로 그동안 세월호 기억의 숲, 중국 사막화 방지 숲, 동방신기 숲, 하정우 숲 등 다양한 이름이 붙은 인공 숲을 조성해 왔다. 정민철 트리플래닛 이사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환경 문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될지 고민하면서 6년 전 앱을 처음 개발했다”고 말했다. 현재 앱 가입자 수는 115만 명이다. 이들이 게임을 시작한 뒤부터 12개 국가에 나무 62만 그루가 심어졌다.

‘기빙트리’ 앱은 다양한 중고 물건들을 사고팔면서 자연스럽게 기부를 하도록 한다. 잘 안 쓰는 가방, 이미 다 본 책, 맞지 않는 옷 등을 앱에 내놓으면 필요한 사람이 이를 구매하게 되는데, 이때의 판매 수익금은 판매자가 사전에 지정한 NPO 등에 쓰인다. 물건뿐 아니라 재능기부도 오간다. 기부 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 소득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매월 한 번씩 스타 애장품 경매를 해 낙찰된 금액 전액을 사회복지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그동안 배우 김보성, 개그맨 윤형빈·박나래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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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사진을 올려 주세요. 사진 200장이 모이면 장애 아동들을 후원합니다.’ 글이 올라오자 댓글에는 사람들이 올린 저마다의 사진이 줄줄이 이어졌다. 앱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원하는 곳에 기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포도(podo)’ 앱의 한 장면이다. 앱에는 장애아동 후원, 독거노인 지원 등 다양한 캠페인들이 올라오는데 캠페인마다 ‘사진 공약’이 있다. 평범한 일상 사진, 보면 힘이 나는 사진, 재미있는 사진 등 ‘정해진 콘셉트의 사진들이 특정 기간 안에 목표한 수만큼 채워지면 기부를 하겠다’는 공약이다. 사람들은 각 캠페인의 공약을 보고 후원하고 싶은 곳에 사진을 올린다. 실시간으로 기부에 참여한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고 댓글도 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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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앱은 블로그 소식이나 뉴스, 광고 등 콘텐트를 클릭해 보기만 해도 필요한 곳에 후원금이 전달된다. 앱 ‘힐링 히어로즈’는 원하는 콘텐트를 클릭해 읽고 힐링 지수를 평가하면 별이 적립된다. 이 별을 모아 굿네이버스 등 NPO에 후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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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NPO들도 ‘기부 독려’ 용도로 앱을 활용하고 있다. 월드비전은 스마트폰으로 본인과 가장 닮은 아이를 검색해 후원하는 앱 ‘마이키즈’를 3년 전부터 운영 중이다. 자신의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면 월드비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00여 명의 전 세계 아동 중 자신과 ‘붕어빵 지수’가 가장 높은 아동이 나온다. 아동의 사진을 본 뒤 아동보호정책 등에 동의하면 해당 아동을 위한 후원이 시작된다. 이렇게 일대일 결연을 맺게 된 사람이 현재 약 15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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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지난달 초 ‘터치히어(Touch here)’라는 앱을 제작했다. 미리 설정한 알람이 작동할 때마다 지문 부분을 가볍게 터치하면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돕는 애니메이션이 나온다. 애니메이션을 보고 다양한 소셜펀딩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재단의 임신혁 홍보실장은 “모금액 전체로 따지면 앱으로 들어오는 금액이 아직 크다고는 볼 수 없지만 앱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기부의 단계로 보다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단순히 흥미 위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기부 행위로 확대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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