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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노벨상 쇼크, 한국의 ‘시몬 페레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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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아
경제기획부 기자

몇 달 전 국내 최상위 대학의 학장단 모임에서 참석자들이 공대학장에게 ‘우리나라에서 10년 안에 노벨상이 나오겠느냐’고 물었다. 사람들의 기대 어린 눈빛에도 불구하고 답은 ‘못 나온다’였다. 교수들은 ‘쇼크네’라고 애써 웃어넘겼지만 마음은 착잡했을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들려오는 노벨상 수상 소식에 이 얘기와 최근 이스라엘에서의 경험들이 겹쳐진다. 이스라엘의 이미지는 단연 ‘창업국가’다. 인구 800만 명 남짓인 이 나라는 젊은이들의 창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노벨상 수상자도 12명이나 나왔다. 인구 1만 명당 과학기술자 수는 140명으로 미국(83명)을 크게 앞선다.

현지에서 보니 과연 이공계 분야의 교수 하나 둘씩을 끼고 테크놀로지 관련 창업을 하는 청장년층이 상당히 많았다. 대도시엔 어김없이 초기 창업을 도와주는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멘토링 프로그램이 즐비했다. 일정 나이가 되면 창업을 구상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이 유대 민족은 정말로 하이테크 분야에 아이큐(IQ)가 특출난 건가. 며칠간의 체류였지만 ‘하이테크 강국’의 비결은 머리가 아니라 정부의 철저한 ‘전략적 육성’이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자원이 부족한 작은 국가라는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기술 수출’을 이정표로 정했다. 일단 이렇게 방향을 잡고 경제·산업·교육 등 모든 정책을 여기에 맞췄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영어에 노출되고 다양한 수학·과학놀이와 기구를 접한다. 14~15세 정도가 되면 구글 등 세계적인 IT기업이 운영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이들을 찾는다. 대학에 가기 전 의무적으로 가는 군대에서 다시 고급 과학과 기술을 익힌다. 이렇게 무르익은 인재들은 정부가 만들어 놓은 경기장, 즉 창업과 기술 수출에 최적화된 제도 안에서 마음껏 내달린다.

아비 하손 이스라엘 국가수석과학자는 “정부는 어떤 사업이 대박이 날지 모른다. 다만 창업가들이 성공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리스크를 나누고 사람과 돈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스라엘 국민들은 “우리에겐 훌륭한 정치인이 많다”고 자랑스러워 한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시몬 페레스 전 이스라엘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그는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을 고취하고 창업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한국도 우수한 인재와 산업적 바탕을 가진 나라다. 그런데도 대다수의 젊은이는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역량을 펴지 못한다. 개인의 능력이나 교육·산업계의 문제로만 치부할 일이 아니다. ‘한국의 시몬 페레스’로 기억될 정치인은 과연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이소아 경제기획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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