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비즈 칼럼] 분양시장 연착륙해야 가계부채 관리할 수 있어

기사 이미지

이용만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8월 25일 발표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나온 ‘주택공급 관리’를 두고 오해가 계속되고 있다. 주택공급을 제한하면, 결국 주택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으니 이번 대책은 인위적으로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주택시장은 공급과잉 우려가 큰 상태이다. 이것이 현실화되면 주택가격 하락과 역전세난 등으로 집단대출을 비롯한 주택담보대출도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 ‘주택공급 관리’ 방안인데, 이로 인해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하니 오해도 이런 오해가 없다 .

주택을 신규 분양하는 쪽에서는 “앞으로 신규 분양물량은 없을 것이니 이번 기회에 분양받으라”는 논리로 이번 대책을 이용하는 것 같다. 강력한 집단대출 규제책을 기대했던 쪽에서는 ‘주택공급 관리’가 가계부채 관리에 효과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런 논리를 차용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공급과잉이 현실화되면, 주택을 분양받은 사람들은 잔금을 치루지 못해 고통을 겪게 된다. 수분양자들은 대개 기존 주택을 매각하거나(주택 소유자) 전세금을 빼서(전세 임차인) 잔금을 치르는데, 해당 지역이 공급과잉 상태이면 기존 주택을 매각하는 것도, 전세금을 빼는 것도 어려워진다. 계속 분양이 이루어지면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데 “이번 기회에 분양 받으라”는 논리가 가당하겠는가?

그렇다고 이런 상황을 막겠다고 집단대출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가 될 수 있다. 집단대출은 형식적으로는 가계대출이지만, 내용상으로는 건설금융이다.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면 분양시장은 그대로 얼어붙는다. 그렇게 되면 분양사업장들이 대거 파산위기로 몰리면서 주택시장 전체가 파국을 맞이할 수 있다.

주택시장은 과열과 파탄을 반복하는데, 우리는 이를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주택 분양시장이 과열을 치닫다가 파탄을 맞이한 사례는 멀리서 찾아볼 것도 없다. 2000년대 중반, 수도권에 대해 강력한 대출규제를 하자 대출규제가 없는 지방의 분양시장이 뜨거워졌다. 헌 집을 팔고 새집으로 이사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이 신규주택을 분양받았다. 그러나 막상 입주할 때는 공급과잉으로 기존 주택을 받아주는 사람 이 없었다. 그 결과 지방 주택시장은 5년 가까이 암흑기를 지냈다.

그런데 다시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장 논리대로라면 이런 상황에서는 주택개발업체들이 스스로 분양물량을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죄수의 딜레마처럼 서로들 먼저 분양예정 물량을 털어내려고 달려들고 있다. 시장에 맡겨둘 수만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양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것이다. 분양시장이 경착륙 하면 주택시장이 파탄을 맞이하면서 가계부채의 건전성도 위협받는다. 집단대출을 급격히 옥죄는 것도, 분양시장의 과열 양상을 그대로 두는 것도 문제이다. 시장에 경고 신호를 주고 투기적 수요를 줄이면서 분양시장을 연착륙시키는 것이 정답이라고 본다.

이용만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