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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한미약품 안 나오게…기술계약은 당일 공시 유력

금융당국의 한미약품 불공정거래 의혹 조사가 지난달 30일 한미약품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자를 겨냥하고 있다.

의무공시로 바꿔 투자자 피해 방지
한미약품 공시 카톡 유출 의혹
내용 퍼나른 사람들도 처벌
한미약품 “조사 지켜보는 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공개 정보의 2차 이상 수령자에 대한 처벌이 처음으로 이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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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공시제를 지적한 중앙일보 10월 4일자 1면.

5일 금융위 자조단 관계자는 “공시정보가 카카오톡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사전 유출됐다는 제보가 사실로 확인되면 지난해 7월 ‘시장질서 교란행위’ 규정이 신설된 뒤 첫 적발이 된다”고 설명했다. 제보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기술수출 계약 해지 사실을 공시하기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밤 카카오톡 주식투자 대화방에 ‘내일 한미약품이 계약파기 공시가 난다’는 내용이 돌았다. 그리고 다음날 오전 9시 장이 열리자마자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카카오톡을 통해 퍼진 미공개 정보가 기관투자자의 공매도를 촉발했다고 의심할만한 부분이다.

자조단은 이 정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외부로 유출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한미약품의 임직원 휴대전화를 확보해 검찰에 데이터 복원을 의뢰했다. 자조단 관계자는 “조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는 예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우리도 조사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라 사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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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은 미공개 정보를 처음 유출한 내부자와 그로부터 직접 정보를 받은 1차 수령자만 처벌 대상이었다. 애널리스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거쳐서 정보를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펀드매니저 등 기관투자자는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2차 이상의 정보수령자도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매매로 이익을 봤다면 해당금액의 1.5배가 과징금으로 부과된다. 과징금의 상한선은 없다.

자조단 관계자는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얻은 정보라도 근거 없는 정보지 수준이 아니라 신빙성이 있다고 믿고 주식을 매매했다면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단, 정보를 받았지만 주식 매매에 활용하지 않았다면 처벌 대상은 아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불공정거래 이슈에 휘말렸다.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기술수출 정보를 공시 이전에 빼낸 한미약품 연구원과 그로부터 정보를 듣고 주식을 산 증권사 애널리스트에게 모두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애널리스트로부터 2차로 정보를 넘겨받은 펀드매니저들은 당시엔 처벌을 면했다. 자본시장법 개정 전인 지난해 3월 이뤄진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법 개정으로 인해 미공개정보 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처벌 대상이 훨씬 광범위해진다.

◆공시제도 개편도 추진=금융위는 허술한 공시제도도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 기술도입·이전·제휴 등과 관련한 사항은 자율공시 대상이다. 사유 발생 다음날 오후 6시까지만 공시하면 된다. 늑장 공시만 놓고서는 한미약품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하다. 이런 빈틈을 금융당국이 메우겠다고 나섰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5일 “기술 이전이나 특허 등이 회사 재무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관련 정보 공시를 ‘자율공시’에서 ‘의무공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의무공시 대상이 되면 사유가 발생한 당일 공시해야 한다.

그간 문제점이 생길 때마다 공시제도는 꾸준히 개선됐다. 가짜 백수오 사건으로 투자자에게 피해를 준 내추럴엔도텍 사건 이후 지난 5월 도입된 것이 포괄적 공시제도다. 54개 의무공시 항목은 물론이고 투자자에게 필요한 정보라고 판단하면 기업이 사유 발생 당일에 공시해야 한다.

▶관련 기사
① 한미약품 투자자 울린 ‘공시제 빈틈’
② 한발 늦은 공시…한미약품 ‘수상한’ 14시간
③ “한미약품 악재 공시 전날 밤, 주식 카톡방 통해 정보 샜다”


채현주 한국거래소 부장은 “당일 공시가 원칙이었다면 (한미약품이 장 마감 후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기 때문에) 다음날 오전 7시 20분까지 공시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시제의 빈틈은 제도 개선을 통해 메울 필요가 있다”며 “다만 틈은 언제나 벌어지기마련이라 기업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시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의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한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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