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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만난 스마트 팜…쌈 하나로 매출 14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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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초 충북 충주시 신니면에 있는 장안농장에서 만난 류근모 회장이 생태순환 농법으로 기른 쌈 채소를 수확하고 있다. 류 회장은 2015년 유기농 쌈 채소로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충주시 신니면의 장안농장은 전통적인 ‘생태순환 농법’을 고집한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채소를 가축에게 먹이고 가축의 부산물로 퇴비를 만들어 채소를 키우는 농법이다. 이런 방식으로 가축을 기르기 때문에 축사에서는 분뇨 냄새도 별로 나지 않는다. 유기농 쌈 채소로만 지난해 1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류근모(57) 장안농장 회장은 “장안농장은 스마트 팜이 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농산물의 생산량 증대는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다. 더 중요한 것은 농산물의 판로와 유통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안농장 ‘혁신 농사꾼’ 류근모
“판로·유통 해결이 가장 중요”
150개 협업농가서 모인 채소
농장 옆 물류센터서 포장 배송
생산 이력~출하 자동기록
“스마트 팜 갈 길 보여주는 곳”

스마트 팜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온실이나 축사·과수원 등에 도입해 원격 혹은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제어 관리하는 농장을 말한다. 시간과 노동력을 덜 투입해도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장안농장은 첨단 시스템을 갖춰 생산량을 늘리는 전통적인 의미의 스마트 팜과는 다르다. 하지만 류 회장이 ‘스마트 팜의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10여 년 동안 40억원을 투자해 완성한 물류센터가 농장에서 2~3분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새벽 전국 150여 개의 협업농장에서 생산한 하루 20t 규모 유기농 채소가 이곳에 모이면 물류센터에서 전국 각지에 보낼 쌈 채소를 소규모로 포장하고 배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안농장처럼 대규모 물류센터를 갖추고 유통을 해결한 곳은 드물다”고 류 회장은 덧붙였다.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을 획득한 물류센터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 들어온 유기농 채소는 생산지 이력부터 출하까지 모든 것이 자동으로 기록된다. 매일 샘플을 추출해 채소에 문제가 있는지 검사한다. 생산 이력이 기록된 유기농 채소는 전국 47곳의 이마트 매장과 일부 농협, 그리고 신세계푸드의 올반 같은 대형 레스토랑에 납품한다. 온라인과 직거래로 주문을 받은 곳에 배송도 해주고 있다. “이마트 직매장에 파견 나간 직원들이 매일 쌈 채소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발주한다. 물류센터에서 발주를 받아서 매일 새벽 판매처로 배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만큼만 판매처에 보내 남아도는 채소가 없고 출하량도 그에 맞춰 조절한다.

판로 개척에 들인 공도 남다르다. 그는 “장안농장 초창기에 딱 한번 도매시장에 나갔는데 치커리 한 박스에 900원밖에 안 했다. 가격에 충격을 받아 그 이후 도매시장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판로를 뚫기 위해 서울 각지의 아파트 장터를 찾아다녔고 쫓겨난 적도 여러 번 있다. 우체국 소포를 이용해 채소를 온라인으로 판매해 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연히 이마트 한 곳과 거래를 시작하면서 판로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2014년 ‘열 명의 농부’라는 유기농 쌈 채소 뷔페식당을 장안농장 안에 연 것도 판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는 “채식 뷔페 프랜차이즈를 30개 정도 운영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1996년 조경사업 실패로 10억원의 빚을 지고 이곳에 자리를 잡은 류 회장은 현금화가 가장 좋은 작물이 채소라는 판단으로 쌈 채소 농장을 만들었다. 2004년부터 전통적인 생태순환 농법을 유기농에 사용하면서 장안농장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유기농 농산물 최초 온라인 판매, 유기양배추즙 최초 개발, 쌈 채소 최초 GAP 획득, 국내 최초 유기농 이노비즈 인증기업 선정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류 회장은 2011년 농업인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스마트 팜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가 소득이 정체되고 있는 농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통신사도 스마트 팜 확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스마트 팜 진출은 현지 농민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한다. LG CNS는 3800억원을 투자해 만들기로 했던 ‘새만금 스마트 팜 단지 조성사업’을 농민들의 반대로 최근 포기했다. 2013년 동부팜한농도 농민들의 반대로 스마트 팜을 포기한 바 있다. 류 회장은 “농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소득이 떨어질까 두려워서”라며 “농민들은 대기업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의 스마트 팜 진출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답변했다.
 
◆장안농장은
류근모 회장이 1996년 990㎡(300평) 규모로 설립해 현재 52만8000㎡(16만 평)로 늘어났다. 140여 동의 하우스가 설치돼 있다. 농장과 대형마트 안의 직영 매장, 물류센터 등에서 일하는 직원은 178명이다.

충주=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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