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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공교육 2배로 늘려야"

코딩 교육에 미래 달렸다 <상> 한 발 늦은 공교육
지난 7월 서울 대치동의 한 컴퓨터 학원.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는 최모(16)군이 어머니와 함께 “속성으로 코딩(Coding)을 배우고 싶다”며 학원을 찾았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월스트리트에서 펀드 매니저로 일할 거예요. 그러려면 컴퓨터공학 복수 전공이 필수예요. 요즘은 투자도 다 인공지능(AI)이 하잖아요.”

이 학원은 1년 전보다 여름방학 수강생이 5배 정도 늘었다. 학원장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 이후에 학부모 문의가 크게 늘었다. 해외에서 코딩 교육 바람이 세다 보니 국제고를 다니는 학생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원주의 문과생 윤모(18)군은 자타 공인 게임 마니아다. 하루에 보통 5시간 이상 컴퓨터 게임을 한다. 컴퓨터 앞에서 살다시피 하지만 게임 말고는 컴퓨터로 할 줄 아는 게 없다. “코딩을 배워 게임을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고 묻자 “코딩이 뭐냐”고 되물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학교에 컴퓨터 수업도 없고 이 동네엔 학원도 없고요.” 윤군의 장래 희망은 “안정적이니까 공무원”이다.

공교육을 믿지 못하니 찾을 곳은 사교육 시장이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코딩 사교육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는 여건이 안 돼 코딩 사교육 시장에서 소외되는 계층이다. 사교육 시장이 뜨거워질수록 격차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코딩 교육에서 소외된 이들이 미래 일자리 시장에서 차별받는 ‘코딩 푸어(Coding Poor)’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코딩이 미래 사회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힐 거란 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일단 컴퓨터 관련 직업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코딩 교육 단체 코드닷오알지(Code.org)에 따르면 2020년 미국에선 컴퓨터 관련 직업이 140만 개로 지금(90만 개)보다 55% 늘어난다. 그러나 같은 해 배출될 컴퓨터 전공자는 40만 명에 불과할 걸로 예측된다.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이들만 코딩을 배우는 게 아니다. 꼭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지 않더라도 소프트웨어 만드는 법을 알면 여러 업무에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민석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코딩을 아는 변호사나 의사는 자기 업무에 어떤 소프트웨어가 도움이 될지, 이를 어떻게 설계해 도움을 받을지를 떠올릴 수 있다”며 “프로그래밍을 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체계를 갖춘 컴퓨터적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별 격차도 심하다. 본지가 전국 3204개 중학교의 지난해 정보·컴퓨터 과목 선택 비율을 조사해 보니 경기도(47.5%)와 대구(41.9%)는 절반 가까운 학교가 컴퓨터 교육을 이미 실시하고 있었지만 울산(1.6%)과 대전(5.7%), 강원도(8.0%)는 학교 열 곳에 한 곳도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지 않았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교육학과 교수는 “운이 좋아 어려서부터 컴퓨터를 배운 학생들은 디지털 경제에선 더 유리한 입장에 놓일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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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한국 6학년 코딩 처음 배울 때 영국 6학년 앱 만든다
② 와이파이 안 되는 SW시범학교 “컴퓨터 없어 칠판 수업”


성별 격차도 컴퓨터 교육학계의 큰 숙제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컴퓨터·통신 관련 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2만1429명 중 여학생은 5799명(27.1%)에 불과하다. 성균관대가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운영하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야 놀자’의 지원자 역시 남녀 비율이 8대 2 정도다. 지난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관련 직종에서 여성 인력은 12.5%로 미국(22.9%)과 영국(19.1%) 등에 크게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민관이 힘을 합쳐 코딩 교육을 전담 지원할 조직을 체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국회가 나서 수업 시수(時數)와 시설 관련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다.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은 “수업 시수는 최소한 지금의 두 배로 확보하고 컴퓨터와 인터넷망 관련 예산은 학교 운영비와 상관없이 충분히 밀어줘야 한다”며 “교육 현장에 전문성 있는 교사가 부족한 문제는 컴퓨터를 전공한 젊은 학생들에게 교직 이수의 기회를 늘려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사진=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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