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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복 입고 춤추는 ‘히치하이커’…제2의 싸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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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커가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본사의 구글 이미지와 자신을 직접 합성해 보낸 사진. “미국에 있는 제가 중앙일보로 가서 인터뷰한 것 같지 않나요?” 그의 CG작업이면 홍길동처럼 어디든 나타날 수 있다.[사진 덱스타]

첫 등장부터 남달랐다. 2014년께 첫 노래 ‘일레븐’을 발표하면서 가수는 전신을 은박지처럼 번쩍이는 수트 뒤로 감췄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열 반사소재로 만든 우주복을 입고 디제잉을 했다. 싸이가 B급 마이너 정서로 주류 음악 세계를 흔들었다면 그가 선보인 4차원의 정서는 이상함의 강도가 더 셌다. 일단 그에게 ‘제2의 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지난달 그는 두번째 신곡 ‘텐달러’를 내놨다. 유튜브는 그의 노래를 공식 트위터에 즉각 소개했다. “4차원의 외부에 존재하는 음악, 이것이 히치하이커다.”

일렉트로닉댄스뮤지션 최진우
우산 장사 외침, 딸내미 아바바바…
일상의 소리 녹음해 노래 만들어
브아걸 ‘아브라카다브라’ 작곡가
세계적 매니지먼트사와 전속계약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뮤지션 히치하이커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나는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의상디자이너가 손으로 한땀 한땀 기워서 한 달에 한 두벌 밖에 만들지 못한다는 그의 우주복을 벗겨내고, 미국 LA에 체류 중인 그를 전화로 만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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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데뷔 20년 차 가수이자, 한 때 그룹 롤러코스터의 멤버로 인기를 얻었으며,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아브라카다브라’ 등 수많은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을 만든 유명 작곡가 최진우(45·사진)씨다. 최 씨는 올 7월 세계적인 음악 매니지먼트 회사인 덱스타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백스트리트 보이즈와 제니퍼 로페즈 등의 매니저를 맡아온 피터 캣시스가 그의 매니저다.

“남이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작업을 생각하다 ‘캐릭터 아티스트’로 활동하자고 컨셉트를 잡았어요. 캐릭터가 인터뷰에 응한다는 게 좀 이상해서 매니저를 통한 e메일 인터뷰만 응하려 했지요. 하하.”

◆음악과 캐릭터의 만남=히치하이커는 단순한 가명이 아닌 하나의 캐릭터다. 탄생 스토리도 있다. 1950년 냉전시대, 한 과학자가 쏘아올린 인공위성에서 이야기는 출발한다. 인공위성의 내부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이 지구의 소리를 수집하기 위해 보낸 캐릭터가 ‘히치하이커’다. 행복한 소리를 수집해 음악을 만들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임무다.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들도 이야기가 있다. 그의 아내이자 작사가인 김부민 작가가 이야기를 만들고, 최씨가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직접 작업해 완성했다. 머리에 물고기를 얹은 ‘피쉬걸’은 예지력이 있고, 아이스크림을 얹은 ‘아이스크림맨’은 누구보다 냉철한 존재라는 식이다.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지만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씨는 “최근 미국에서 유명 TV 프로그램 제작사를 만나 히치하이커를 가지고 쇼를 만들어 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융복합협업프로젝트에 참여해 캐릭터와 음악을 융합한 새로운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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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치하이커는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음악축제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서 데뷔 무대를 치렀다. 번쩍이는 우주복같은 수트를 입고서다. 그는 “단열 소재로 만든 옷이라 공연장의 열기를 막아줘서 시원했다”고 전했다. 전신을 감싸는 수트를 입으면 누구나 히치하이커 캐릭터가 될 수 있다. 히치하이커는 전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인 공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왼쪽 작은 사진은 히치하이커의 신곡 ‘텐달러’의 대표 이미지다. 미국 화폐에 자신의 캐릭터를 합성했다. [사진 덱스타]

◆일상의 소리가 노래로=신곡 ‘텐달러’의 가장 바탕이 되는 소리는 “텐달러, 파이브 달러”라고 외치는 남자의 목소리다. 최 씨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우산 파는 사람이 ‘텐달러, 파이브 달러’라고 외치는 소리를 녹음·재현해 썼다”고 말했다. 데뷔곡 ‘일레븐’은 딸이 입에 손을 대고 “아바바바”내는 소리를 녹음해 곡으로 만들었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가 ‘일레븐’ 발표 이후 강아지 소리 등 다음에도 재밌는 소리를 샘플링해서 작업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조언해서 히치하이커의 컨셉트를 재밌는 소리를 녹음해 음악으로 만드는 ‘소리여행자’로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곡 작업부터 녹음 및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모두 홀로 하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유명하다. 뮤직비디오도 음악만큼 독특하다. 한국의 뒷골목, 노래방 간판 등이 주요 배경으로 나오고 그가 직접 CG로 만든 캐릭터들이 춤춘다. 익숙함과 낯섦이 섞여 만드는 분위기가 생경하다.

“히치하이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배경은 우리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들이에요. 뮤직비디오는 꼭 멋있는 장소를 배경 삼아 찍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일레븐’의 뮤비가 처음에는 19금 판정을 받았어요. 여자 캐릭터들이 노래방 앞에서 춤추는 장면인데 ‘노래방 도우미’를 연상시켜 선정적이라는 거에요.”

히치하이커가 우주복을 입고 활동하는 이유도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서다. 인종·국적·나이·성별·외모 등 외적인 조건을 초월한 뮤지션을 만들겠다는 최종 목표다.

“내년께 미국의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히치하이커와 뮤비 캐릭터가 함께 공연하는 무대를 계획하고 있어요.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뮤지션과 합동 공연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사업적으로 히치하이커는 아시아의 마블 코믹스로 성장하고 싶어요.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가 총출연하는 슈퍼히어로 영화처럼 히치하이커의 캐릭터도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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