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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현금·세금…‘3금’에 달린 ‘독일 자존심’

독일의 자존심 도이체방크가 벼랑 끝에 내몰렸다. 146년 역사의 도이체방크를 두고 글로벌 금융위기의 ‘데자뷔’를 언급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 경기를 뒤흔들었던 2008년 리먼 브러더스와 베어스턴스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존폐 위기에 놓인 도이체방크가 시장의 공포를 잠재우고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빌어 실마리를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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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제시한 첫 번째 자구안은 협상이다. 미국 법무부와의 협상을 통해 우리 돈 15조원에 달하는 벌금을 깎아 직접적인 위기 진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금 협상을 우선 타개책으로 꼽는 전문가들은 ‘선험자’들의 선례를 근거로 제시한다. 미국 정부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주택저당증권(MBS)을 안전한 투자처라고 속여 판 은행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다. 미국 법무부의 조사에 따라 2011년 미 정부는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고, 당시 조사를 받았던 은행들은 모두 벌금을 맞았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JP모건(17.98%)은 130억 달러를, 씨티그룹(4.94%)은 70억 달러를 벌금으로 부과받았다. 당시 도이체방크(6.4%)와 점유율이 비슷했던 골드먼삭스(7.3%)의 벌금이 51억 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도이체방크에 제시된 140억 달러는 과하다는 논리다.

① 벌금 협상
② 자본금 확충 비상
③ 높지 않은 정부 구제 가능성
시장 공포 해소 방식 세계가 주목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이체방크의 시장점유율을 적용한 벌금 규모는 최저 11억 달러, 최고 57억 달러로 추정된다”며 “점유율이 비슷했던 씨티은행과 모건스탠리 수준으로 벌금이 최종 협의된다면 57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도이체방크가 올 2분기 쌓아놓은 충당금(약 62억 달러)으로 해결이 가능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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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은 그러나 ‘위기’는 상존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 외에도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와 UBS, 영국 바클레이즈가 속속 같은 혐의로 벌금을 내야 할 처지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미국 은행들은 실적 호조로 벌금이 큰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유럽은행은 벌금 부과에 따른 충격이 클 수 있다”며 “유럽계 자금 회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기의 본질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을 위해 2014년 기준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리면서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위험자산을 규제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은행에 대한 자기자본 규정이 강화되면서 유럽 은행들은 속속 손쉽게 자본확충이 가능한 코코본드(CoCo Bonds·조건부 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 코코본드는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 처리되기 때문에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도이체방크를 비롯한 유럽은행들은 코코본드를 앞다퉈 내놨다. 도이체방크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7년 만에 연간 68억 유로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다는 소식을 시장에 알리자 올초 코코본드는 역풍이 되어 돌아왔다. 시장이 ‘도이체방크가 이자도 못 낼 지경’이란 신호로 인지하면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폭락하기도 했다.

차선의 위기해결법은 실탄확보다. FT는 2010년 도이체방크가 인수했던 독일 우체국은행인 포스트뱅크 매각 또는 상장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8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관리사업부 매각,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금 조달 등의 방식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해결책은 정부 구제다. 한때 독일 정부가 도이체방크의 지분 25%를 사들일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총선을 1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도이체방크 지원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메르켈 총리가 그간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을 반대했던 데다 독일 국민 역시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이체방크 지원을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FT는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 코메르츠방크와 도이체방크를 합병해 우회지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도이체방크의 오랜 경쟁자인 JP모건의 제임스 다이몬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이체방크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상황을 낙관하기도 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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