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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 42% 낮춰놓고 “사라”는 증권사

‘목표주가를 51만원(42%)이나 낮췄는데도 사라고?’

“한미약품에 속았다”는 애널리스트
“기술력 여전” 매수의견 계속 유지
투자자 “주가 급락하는데…” 분통
전문가 “보고서 행간 읽고 판단을”

4일 한미약품에 대한 보고서를 낸 9개 증권사 모두 목표주가는 낮췄지만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 29분, 지난해 7월에 체결한 8500억원대의 기술(올무티닙)수출 계약이 해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이 이 통보를 받은 것은 전날 오후 7시 6분. 장 시작 전에 공시할 수 있었는데도 29분이나 늦춘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날 장 마감 후에는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이라는 호재성 공시를 내보냈다. 이 공시만 믿고 30일 개장 직후 29분간 투자한 이들은 순식간에 20%가 넘는 손실을 보게 됐다. 한미약품 주가는 4일에도 7.28% 하락 마감했다. 이틀 새 주가는 62만원에서 47만1000원으로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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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이상 행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현대증권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110만원에서 122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보통 보고서는 전날 작성돼 아침에 배포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고서를 낸 날 하필 이런 대형 악재가 나올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우리도 속았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이 4일 일제히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낮춘 건 계약 해지보다는 시장의 신뢰 훼손 때문이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재에 뒤따른 악재 공시, 더군다나 장 시작 직후라는 공시 시점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며 “지난해 2분기 기술수출 계약에 잇따른 적자실적 발표로 주가 폭락사태를 낸 후 두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한미약품 에 대한 신뢰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내놨던 현대증권은 하루 새 51만원(42%)을 깎은 71만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투자의견은 여전히 ‘BUY(매수)’를 유지했다. 김태희 연구원은 “올무티닙의 임상 중단은 분명한 악재이지만 다른 1조~5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통상 증권사는 목표주가가 현재 주가의 20% 정도 이상이면 매수 의견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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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다. 뻔한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는데도 증권사가 사라고 한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새 증권사가 낸 1만6000여개 기업 분석 보고서 가운데 매도 의견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7월 25일 KTB투자증권이 호텔신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HOLD(보유)’에서 ‘REDUCE’로 내린 것이 유일하다. REDUCE는 사전적으로 ‘(양 등을) 줄이다’란 뜻이다. 곧 ‘매도’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순화된 단어를 고른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투자의견을 그대로 믿기보다는 보고서의 행간을 읽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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