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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NIE] 환태평양 조산대 움직임이 경주 지진 영향…일본 안전대책 참고해야

경주 지진의 발생 원인과 대책

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한국 지진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규모는 전진 5.1, 본진 5.8에 이르렀고, 43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졌다. 5.8 규모의 지진은 1905년 근대적인 지진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1978년 충북 속리산과 충남 홍성읍에서 5.2 규모 지진이 관측된 게 지금껏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 한국은 그동안 지진 안전 지대라 불려왔다. 가까운 일본이 잦은 화산활동과 지진으로 피해를 입는 모습을 보면서도 ‘남의 나라 일’로 여겨왔다. 이번 경주 지진를 계기로 한국도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신문을 통해 지진의 발생 원인과 대책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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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시 한옥마을 일부 가옥이 지난달 발생한 지진으로 심하게 파손됐다.

◆경주 지진 왜 발생했나
지구는 중심으로부터 내핵과 외핵, 맨틀, 지각 등 4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지구 표면을 덮고 있는 지각은 딱딱하게 굳은 하나의 껍질이 아니다. 지질학자들은 ‘판 구조론’이라는 이론으로 지각의 움직임을 설명한다. 요컨데 지각은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판은 맨틀의 대류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판 구조론에 따르면 지각은 유라시아판·아프리카판·오스트레일리아-인도판·태평양판·남극판·아메리카판 등 여섯개의 주요 판으로 나뉜다. 그 외에도 여러 개의 소규모 판이 존재한다. 지진은 맨틀과 판의 경계면에서 활발하게 일어난다. 일본에 유독 지진과 해일, 화산 등 자연재해가 많은 것도 판 구조론을 통해 설명이 가능하다. 일본은 유라시아판·태평양판·필리핀판 등 3개 판의 경계면에 자리잡고 있다. 판 하나의 미세한 떨림에도 큰 영향를 받는다는 설명이다. 이중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경계면인 환태평양 조산대는 ‘불의 고리’라 불릴 정도로 판의 움직임이 잦다. 올 들어 ‘불의 고리’를 따라 규모 6.0이 넘는 강진만 6번 나타났다.

한국은 유라시아판의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판 경계로부터 떨어져 있어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한반도=지진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생겼다. 판 경계면의 지진과 달리, 판 내부에서 발생한 지진은 판 구조론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주변에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판 내부에 존재하는 작은 단층이 영향을 받고 활성화된다는 설명이 설득력이 있다. 올해 유독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환태평양 조산대가 한반도 지진에 ‘불쏘시개’가 됐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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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주 지진이 시작된 곳은 경북 영덕에서 낙동강 하구에 이르는 170㎞의 양산단층이다. 경주를 지나고 있는 양산단층은 움직임의 가능성이 높은 단층, 즉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는 활성단층으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양산단층 외에도 경주에서 울산에 이르는 울산단층, 함경도 원산에서 서울을 지나 서해 태안에 이르는 추가령 단층대도 강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고 있다.
 
◆역사 기록 속 큰 지진은
역사서 속 우리나라는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김종서가 편찬한 『고려사절요』에 경주 지진이 6회 기록됐고, 정인지가 편찬한 『고려사』에는 35회 언급됐다. 김부식의 『삼국사기』(1145년)에는 신라 100여 회, 고구려 30회, 백제 30회의 지진이 언급돼 있다. 문무대왕 13년인 673년 봄에 괴이한 별이 나타나고 지진이 일어나자 대왕이 걱정했다는 내용도 있다.

『고려사절요』는 1012~15년 매년 발생한 경주 지진을 기록했다. 그 모습을 ‘대우뇌전(大雨雷電·큰 비와 천둥번개)’ ‘경천동지(警天動地·하늘이 놀라고 땅이 움직임)’이라고 표현했다.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지진은 이어졌다. 태종 5년(1405년)에 경상도 경주와 안동에 지진이 일어났고, 숙종 43년(1717년)에는 양산단층이 지나는 대구·경주·동래·의성에 큰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통계가 시작된 1978년 이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20년 단위로 나눠보면 규모 2.0 이상 지진 발생 건수는 1978~97년 403회, 1998~2016년 863회로 갑절로 증가했다. 지진을 그저 남의 일로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불감증에서 깨어나야 하는 이유다. 지진 전조현상을 자각하고 구체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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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대비하나
가장 이상적인 대처는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알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 지진학계는 지진 예측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첫번째 이유는 지구 내부에 자리한 활성단층과 거기에 작용하는 에너지의 분포를 땅 위에서 관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활성단층에 끊임없이 발생하는 지진 중 어떤 것이 대규모 지진으로 번지는 지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면 조기 경보가 대안이다. 가까운 일본의 지진 대응 매뉴얼은 모범 사례다. 첨단 지진분석 시스템을 이용해 지진 발생에 앞서 ‘곧 ○○ 지역에서 지진 발생 가능’과 같은 안내문이 방송과 휴대전화 문자로 신속히 전송된다. 지진 알림도 10초 안에 끝난다. 지난 4월 구마모토 대지진 때는 발생 3.7초만에 TV에 경보가 떴다. 이번 경주 지진 때 한국은 12분이 걸렸다.

또다른 대안은 지진에 대비한 안전 조치다. 한국의 국토 면적은 일본의 26%에 불과하다. 이 좁은 땅에 세계 7위의 무역에 필오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니 전 국토가 공장이나 다름없다. 규모 6.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하면 국가 경제가 초토화돼 복구 불가능한 사태가 올 가능성도 높다. 강진에 대한 취약성이 어느 나라보다 크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내 전체 건축물의 내진설계 비율은 6.8%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원전 안전 확보가 중요하다.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모든 건물의 내진보강을 시행 중인 대만 사례도 본받을 만하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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