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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초과학 못 키우면 노벨상 영원히 남의 잔치 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인 우리나라는 노벨상 시즌만 되면 움츠러든다. 116년의 노벨상 역사상 국가 과학기술의 척도인 과학분야의 수상자를 한 명도 내지 못해서다. 일본은 올해도 도쿄공대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71) 명예교수가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스미 교수는 세포 내 손상된 소기관 분해 역할을 하는 ‘자가포식(autophagy)’ 연구에 50년을 몰두했다고 한다. 평생을 바친 그의 성과는 암이나 신경난치병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로써 일본은 3년 연속 과학상, 총 22명의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기초과학 최강국의 입지를 다졌다. 중국도 사상 처음으로 지난해 생리의학상을 받아 온 나라가 들썩였다.

 우리는 이웃의 축제를 구경만 하는 처지다. 수상은커녕 후보 명단에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29%(86조원)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일본을 앞섰고 중국의 두 배나 된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그 근본 원인을 정부의 기초과학연구 홀대와 단기성과 위주의 평가에서 찾아야 한다. 연구예산이 늘어나도 당장 돈벌이 되는 반도체·통신 등에만 매달릴 뿐 응용·첨단기술의 토양인 기초과학은 뒷전으로 미룬다. 올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뜨자 정부가 진행하던 기초연구 대신 ‘한국형 알파고’ 계획을 급조한 게 그 예다. 오죽하면 국내 과학자들이 연간 정부 연구비 19조원 중 고작 6%가 기초과학에 제공된다며 집단 청원을 냈겠는가.

 기초과학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과학이 사회에 도움이 되려면 100년이 지날 수도 있다”는 오스미 교수의 말을 되새겨야 한다. 일본처럼 젊은 과학자가 도전적으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장기간 집중투자하고, 미국처럼 정부 연구비의 47%를 기초과학에 대주고 연구자가 직접 주제를 정하도록 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홈런보다는 단타 위주의 ‘빨리빨리’ 평가시스템과 토론 없이 위계만 앞세우는 연구실 분위기도 뜯어고쳐야 한다. 언제까지 이웃의 축제를 부러워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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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