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단독] '카스피해'에 갇혀 '어항 속 금붕어' 된 1745억짜리 시추선

기사 이미지

카자흐스탄 잠빌광구가 위치한 카스피해에 떠 있는 시추선. 1745억원이 투입됐지만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3월 잠빌광구에서 철수하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카스피해가 4면이 막힌 내해(內海)이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2015년 이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지만 석유공사는 지금도 월평균 11억5000만원을 시추선 운영비로 쓰고 있다. [사진=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실]

한국석유공사가 1745억원을 들여 만든 시추선이 내해(內海)인 카스피해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고 돈만 날릴 처지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이 3일 석유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석유공사는 2008년 “카자흐스탄 잠빌광구에 10억 배럴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며 216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실제 매장량은 예상치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돼 지난 3월 광구에서 철수했다. 석유공사는 이 과정에서 카자흐스탄 국영석유회사(KMG)에 광구를 헐값에 되판 돈 55억원을 빼고 2105억원을 날렸다.

문제는 막대한 손실액에는 개발 당시 만든 시추선 비용이 빠졌다는 점이다. 석유공사는 2008년 SK이노베이션, 현대제철, LG상사, 삼성물산 등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1745억원짜리 시추선을 만들어 카스피해에 띄웠다. 그러나 석유공사가 잠빌광구에서 철수하면서 시추선은 무용지물이 됐다.
기사 이미지
석유공사는 시추선이 완성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시추선 유지비만 1044억원을 썼다. 사업이 중단돼 한 번도 시추선을 가동하지 않은 지난 2년 동안에도 206억2000만원이 들었다. 지금도 매달 평균 11억5000만원이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19대 국회의 ‘자원개발 국정조사’에서도 “자원개발과 별도 비용”이라는 이유 등으로 시추선의 존재 자체를 정확히 알리지 않았다. 시추선 비용이 추가되면 손실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다.

석유공사는 이 과정에서 KMG에 시추선 매각을 타진했다. 처음에는 시추선 인수를 제안했지만 거절됐고, 재차 일부지분 인수를 시도했지만 이마저 거절당했다. 시추선 건조와 관련된 계약서에는 “시추선 비용은 개발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시추선 소유권은 카자흐스탄에 넘긴다”고 돼 있다. 계약 조건에 따라 어차피 시추선의 소유권을 넘겨받도록 돼 있는 카자흐스탄 입장에선 정박해 있는 배를 사는데 돈을 들일 이유가 크지 않다. 특히 시추선이 내해인 카스피해에 이미 떠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배를 옮기기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사 이미지
석유공사는 카자흐스탄으로의 시추선 매각이 어려워지자 다른 매입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카스피해에서 추진되는 25개 광구 가운데 석유공사의 시추선을 활용할 수 있는 광구는 3개에 불과하다. 해당 시추선의 작업가능 수심이 2.5~7.5m이지만 나머지 22개 광구의 수심은 너무 깊거나 얕아 활용도가 떨어진다.

손 의원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시추선이 내륙에 있는 카스피해 갇혀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어항 속에 갇힌 금붕어 신세가 됐다”며 “석유공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막대한 돈이 새 나가고 있는 시추선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