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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이끈 한미약품이라 더 아파…신약개발 해외진출 멈춰선 안 돼”

“국내 제약산업을 이끌어온 한미약품이기에 더 아프게 느껴진다.”

국내 중견 제약사 임원의 말이다. 한미약품의 성공 신화가 흔들리자 제약 업계의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상반기 국내 제약사 사이엔 연구개발(R&D) 열풍이 불었다. 유한양행·녹십자·종근당·일양약품·보령제약·동아에스티의 R&D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가 늘었다. 지난해 한미약품의 8조원 규모 기술수출 영향이 컸다. R&D 투자를 많이 하고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등의 성과를 내야 실력 있는 제약사라고 인정받는 분위기였다.

이번 사건으로 업계에선 짧은 시간 안에 R&D 성과를 내라고 직원들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본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높아진 압박에 이직한 임원도 여럿이었는데, 이번 일로 무리한 개발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분위기로 돌아설 것 같다”고 말했다. 제약사에 새로운 부담도 생겼다. 신약 허가가 더욱 어려워지고 임상 진행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준도 더 깐깐해질 전망이다. 임상 중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식약처의 조치가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약 바이오의 공시 과정과 법제화도 더 까다로워질 분위기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일이 더 힘들어지겠지만 제약산업의 신뢰 회복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럴 때일수록 R&D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종근당 관계자는 “국내 제약산업이 살길은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며 “R&D를 멈춰선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10년 넘는 개발 기간을 지나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10%에도 못 미친다”며 “빨리빨리 문화도 좋지만 신약 개발엔 길게 보며 기다릴 줄 아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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