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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다른 의견은 틀렸다”는 2016 “다를 뿐 틀린 의견 없다”는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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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국정감사 일정에 대해 여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최대 19일까지 늘려 진행하고 야당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연장 없이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김도읍·더불어민주당 박완주·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왼쪽부터)가 이날 오찬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1988년 13대 국회는 군사정부가 끝나고 민주주의가 다시 걸음마를 떼던 시기였다.

공교롭게 2016년 20대 국회와 마찬가지로 여소야대 환경이었다. 당시 여소야대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28년 전 속기록을 뒤져봤다.

그때도 물론 여야는 싸웠다.

5공 청산 청문회가 열린 89년 12월 31일. 통일민주당 소속이던 초선 노무현 의원은 청문회에 나온 전두환 전 대통령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자신의 명패를 집어던졌다. 이미 유명한 일화다. 여당은 노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며 청문회를 중단시켰다. 초선 노무현 의원은 결국 사과했다. 내용은 이랬다.

“증인(전 전 대통령)의 증언과 사과에 비춰 제가 한 일의 사과 수준을 고민했다. 의회를 진행시키는 조건으로서의 사과는 조건 없이 한다. 그러나 여당의 불참으로 특위가 거부되고 법의 존엄성이 농락당하는 현실 앞에 국회의원으로서 일호의 애착도 미련도 없다. 고상한 인격과 자질을 갖추신 존경하는 여당 위원님들께 새해에도 변함없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있을 것을 축원한다.”

청문회는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당이든 야당이든 감정선은 더 이상 넘지 않았다.

지금 20대 국회와 가장 다른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88년 7월 9일. 16년 만에 국정감사를 부활시키는 법안이 야 3당에 의해 본회의에 올라왔다. 여당이던 민주정의당은 ‘합법 투쟁’으로 상정을 막으려 했다. 국회에서의 찬반 토론이 그 수단이었다. 토론 후 민정당의 이진우 의원이 이렇게 말했다.

“밤새 (찬반) 토론했지만 언짢은 기분으로 임한 사람이 없었다. ‘다른 의견’이 있을 뿐 ‘틀린 의견’은 없다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여당도 표결에 임했다. 결국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권의 뜻으로 국감은 부활했다.

이 장면에 가장 시선이 꽂힌 이유는 그때의 결정 과정이 20대 국회의 현실과 가장 다르기 때문이다.

20대 국회는 ‘다른 의견’은 ‘틀린 의견’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19대 국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8일 단식 중이던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감 복귀를 제안했지만 의총에서 뒤집혔다. 강경파들에게 국감에 복귀하자는 ‘다른 의견’은 ‘틀린 의견’일 뿐이었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3일 “완장 찬 사람이 의원총회를 주도하면서 집권여당이 ‘길거리 야당’이 돼버렸다”며 “여당이 그토록 성토하던 과거 강경 야당의 모습을 따라 하는 ‘데칼코마니’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가리킨 말이었다. 새정치연합도 세월호특별법 제정 당시 여당과의 합의를 두 차례 뒤집었다. 의원총회에서 강경파들이 박영선 원내대표의 협상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퇴짜를 놓았다. 그때도 역시 ‘다른 의견’은 ‘틀린 의견’이었다.

속기록을 덮으며 13대 국회를 다시 생각해본다. 응답하라, 1988.

글=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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