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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병 초등생, 전국체전 성화봉송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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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살아 있으면 할 수 있는 것, 좋은 게 많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신청할 겁니다.”

충남 아산에 사는 장한솔(12·사진 오른쪽)군의 어머니 김희정(46·왼쪽)씨는 오는 7일 아산시 일원에서 개막하는 전국체전의 성화봉송주자로 나서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두 모자는 개막 전날인 6일 아산 트라팰리스 삼거리에서 지중해마을까지 400m 구간을 달릴 예정이다. 아들은 휠체어를 탄 채 성화를 들고 엄마가 뒤에서 민다.

한솔군은 태어난 지 3년 만인 2007년 근육병의 일종인 근이영양증 판정을 받았다. 골격근의 퇴화로 근육이 약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병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도 근육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아 뛰거나 계단 오르기가 불편했다. 그렇다고 학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어머니 김씨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을 등교시키고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다. 시간이 갈수록 상태는 더 나빠졌지만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 버티고 있다. 한솔군의 장래 희망은 신경정신과 의사다. 김씨는 “눈을 떠서 잠이 들 때까지 아들을 뒷바라지하고 있지만 학교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즘 사춘기를 맞은 한솔군은 자신의 병과 인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집에 오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 얼마 전에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데… 죽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그날 밤 김씨 부부는 한숨도 못 자고 밤새 울었다고 한다.

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그러던 중 아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의 성화봉송 주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마라톤을 하는 영화 ‘말아톤’이 생각났다. 김씨는 그날로 성화봉송을 신청했다. 성화봉송은 만 15세 이상만 할 수 있지만 사연을 접한 충남도는 선뜻 김씨 모자를 선발했다. 김씨는 “(아들이) 치료를 받으면서 마음이 아픈 친구를 많이 봤고 그런 친구들을 치료해주고 싶어한다”며 “더 이상 병이 진행되지 않고 즐거움을 아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산=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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