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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첫 여성 수석 디자이너의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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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패션 브랜드가 총집결하는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 넷째 날인 지난달 30일 프랑스 브랜드 디올(Dior)이 페미니즘을 내세운 패션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무대는 디올 창립 70년 만의 첫 여성 수석 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52·사진)의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치우리는 내년 봄과 여름 시즌 기성복을 선보였다.

화제가 된 건 한 모델이 나이지리아의 페미니스트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저서 제목인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합니다』(WE SHOULD ALL BE FEMINISTS)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장면이었다. 런웨이 배경음악은 가수 비욘세가 아디치에의 페미니즘 연설을 샘플링해 만든 노래 ‘플로리스’였다. “우리는 소녀들에게 야망을 갖고 성공하되, 남성들을 위협하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치우리는 또 펜싱복과 라이더 재킷, 운동화 등 중성적인 아이템과 레이스, 시폰 치마를 믹스 매치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디올은 그간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여성 이미지를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치우리는 자신의 패션쇼에 대해 “나는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오늘날의 여성을 재현하는 패션을 창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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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의 모델이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돼야 합니다’가 적힌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디올]

뉴욕타임스는 치우리의 페미니즘 콘셉트를 조명하며 “전 세계에 여성 지도자들이 다수 등장한 시점에서 패션계에 여성 디자이너가 변화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치우리가 과장되지 않은 명백한 언어로 페미니즘을 이야기했다”고 했다. 반면 인터넷상에선 “빼빼 마른 모델들을 런웨이에 세우는 것이 페미니즘이냐”는 비판도 나왔다.

디올은 올해 7월 치우리를 영입했다. 지난해 말 사퇴한 라프 시몬스(현 캘빈 클라인 수석 디자이너)의 후임이었다. 1946년 디올의 창립자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브랜드를 설립한 이래 기성복과 오트 쿠튀르(고급 맞춤복)의 디자인·홍보·마케팅을 총괄하는 자리에 여성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다. 치우리는 이탈리아 브랜드 펜디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지난 17년간 발렌티노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딸·아들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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